
횟감에 대해 잘 모른다. 광어 돌돔 도다리 농어 능성어… 횟집에서 상에 올라오는 생선류들을 주로 남들이 시키는대로 주문해서 먹는 편이다. 생선 살이 부드러운 것보다는 쫄깃하고, 찰진 씹을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맛있다, 맛없다를 가늠할 뿐이다.
낚시를 다니기도 하고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눈에 척 보면 자연산인지 아닌지도 알고, 어느 바다에서 살다 온 놈인지도 아는가 보다.
이쪽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손님들이 광주 남구 봉선동 ‘기동이네해장국’(주인 양주승) 집에 있는 생선들을 보고 말한다. ‘자연산’이라고. 완도에서 직배송된 횟감들이다. 이집에서 만드는 채소류와 생선 등 거의 모든 식재료는 해남과 완도에서 조달된다. 혹 고향에서 보내온 고추 등 재료가 다 떨어졌을 땐 국내산을 구입해 쓴다.
실내 인테리어는 오래되고 낡아서 첫눈에 정이 드는 분위기는 아니다. 게다가 점심 때는 문을 열지 않을 때도 있다. 주로 저녁손님이다. 그렇지만 17년 연륜의 맛이 진하고 믿을만하다.
해장국류의 인기도 좋다. 뼈다귀 해장국을 만들기 위해 국산 돼지뼈를 고아 육수를 만드는데 3시간이 넘게 걸린다. 돼지고기 부위는 주로 등갈비와 등뼈 등. 육수에 등뼈 등을 넣고 대파 양파 들깨 등 올려서 끓여내온다. 들깻가루까지 들어가니 국물이 더욱 진하다. 고깃살 보드랍고 쫄깃하다. 고기를 요리조리 잘 발라 먹은 다음, 국물에 밥한그릇 말아서 후루룩. 요즘 변덕스런 날씨덕에 비싸다는 애호박 볶음이 고소하고, 묵은지맛이 제격이다. 뜨거운 국물에 파드득 씹히는 김치가 숟가락질 경쾌하게 만든다.
실내에 테이블 8개. 귀한 손님께 깔끔한 집에서 대접하려 했다면, 적합하지 않다. 대신 친한 친구들끼리 오래간만에 회포를 풀면서 어울리기에는 좋은 분위기이다.
△차림(가격): 뼈다귀·콩나물·북어해장국 5000원, 감자탕 대 2만5000·중 2만·소 1만5000원
△주소: 광주 남구 봉선동 473-6(삼익아파트 사거리)
△전화: 062-652-7748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