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월동 ‘다정식당’

광주 남구 주월동 ‘다정식당’(주인 선일순). 이름만 들어도 ‘다정’하게 느껴진다. ‘엄니 아부지’라 부르고 픈 부부가 운영한다. ‘엄니’는 음식을 만들고 ‘아부지’는 상을 차린다. 아부지가 손님이 나간 뒤 상을 정리하면서, 생태탕 국물이 넘치거나 튄 자국까지 깨끗이 행주질을 하신다. 뒷갈무리가 하도 청결해, 다 닦인 탁자위를 한번 쓸어보고싶은 생각이 들정도.
다정식당을 두분이 운영한 지 6년쯤 됐다. ‘내로라’하는 메뉴와 맛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이집에 가면 엄마 밥상같은 따뜻함이 단골들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 친하게 와서 “밥한그릇 주쇼” 한다.
생태탕도 즐겨 먹고, 날마다 메인 반찬이 바뀌는 점심백반도 좋다. 김치찌개도 많이 찾는다. 대개 밑반찬이 좋으면, 다른 음식맛 볼 것도 없다. 묵은지 무침이 삼삼하고 진득하며, 새금한 알타리무지는 사각사각 씹힌 맛이 좋다. 김무침이 짭조롬하게 잘깃잘깃 씹히고 꽃게무침은 매콤달콤한 게 입맛을 살린다. 멸치볶음도 자칫 진득거림때문에 이에 붙기 쉬운데, 잇새에 붙음이 없이 바삭바삭하다.
생태탕은 따로 육수를 내지 않는다. 날마다 조금씩 사와서 그날그날 신선한 것으로 끓인다. 동해바다 명태는 거의 구할 수 없다. 일본산이 많다. 한마리씩 그릇에 내놓는 집은 자잘한 것을 쓰지만, 이 집은 한꺼번에 놓고 탕을 끓이기 때문에 큼지막한 것을 쓴다. 탕위에 올려내온 팽이버섯이며 미나리가 싱싱하고, 생태탕 국물맛이 칼칼하다.
△차림(가격): 생태탕 7000원, 조기매운탕 6000원, 점심백반 5000원, 오리탕 1마리 4만원·반마리 2만5000원
△주소: 광주 남구 주월동 998-11(짚봉터널 미래로21병원 건너편)
△전화: 062-367-8787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