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산동 `맷돌콩물국수’

 2주전에도 콩물국수를 소개했다.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나 여름이 끝트머리에 콩물국수집을 또 소개하기가 좀 걸린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이집은 1년중 3~4개월만 문을 연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부터 추석 전까지 오직 콩물국수만을 판다. 그러니, 지금 소개하지 않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좀이 쑤셔서 아껴둘 수가 없다. 광주 동구 지산동 ‘맷돌콩물국수’집이다.

 맷돌이 돈다. 콩물이 대나무관을 통해 똑똑 떨어진다. 대청마루에서 한손으로 콩 넣고 다른손으로 맷돌 돌리는 ‘수동’은 아니다. 비록 전기모터로 돌리는 맷돌일지언정 맷돌에 갈아서 한방울한방울 흘러나온 콩물로 국수를 말아내온다. 한마디로 진국 콩물이다. 콩은 무안 콩이다. 해풍 맞고 황토흙에서 자란 우리콩을 ‘팔아와’ 쓴다.

 국수는 쑥을 갈아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만들어내온 면발이다. 기계 반죽이 아니다. 손으로 치대기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부드럽고 난들난들한 맛이 ‘수준’이 다르다. 차가운 얼음물에 닿으면 약간 단단해지고 쫄깃해지는 식감을 감안한, 부드러운 면발이다.

 콩물국수 먹는 법은 두 가지로 갈린다. 설탕을 넣고 먹는 법과 그냥 먹는 법. 이집에서는 후자를 추천한다. 설탕을 넣지 말고 일단 맛을 볼 것. 콩의 고소함과 풍부한 맛을 느껴야 한다. 강한 단맛에 휘둘리지 않은 오롯한 콩물의 맛을 가져볼 기회이다. 콩이 ‘밭의 고기’라는수식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국수 맛은 또 어떠한가. 쑥향이 은은하게 코끝에 감돈다. 국수는 연하고 부드럽다. 당기당기 감기는 면발이 일품이다.

 

 △차림(가격): 콩물국수 5000원

 △주소: 광주 동구 지산동

 △전화: 062-224-6370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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