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누문동 ‘전라도탕’

 광주 북구 일고 주변에는 오래된 맛집들이 여럿있다. 보험회사 금융사 증권사 등 회사들이 많은 덕분에 점심 저녁 식사 손님들이 북적댄다. 자연스레 여러가지 메뉴에 맛있는 집들이 형성됐고,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한 곳인 ‘전라도탕(주인 권오룡)’의 대구탕이 추운 겨울철 손님들의 혼을 빼놓는다.

 대구는 한겨울이 제철이다. ‘눈 본 대구, 비 본 청어’라는 말이 있다. 함박눈 내릴 때는 대구, 비 내리는 봄엔 청어가 맛있다는 뜻이다. 거제쪽에서 대구가 많이 난다. 차려지는 요리가짓수도 많다. 대구매운탕 대구지리 대구떡국 대구김치찜 대구연잎찜 대구껍질채 대구껍질강회 대구조림 대구죽 대구장아찌 대구포무침 대구알찌개 대구아가미젓 대구알젓…. 대구지리나 대구매운탕, 뽈찜 정도만 먹어본 사람으로서 이 많은 대구 요리들 생각하면 입맛다셔진다. 언제 저걸 다 맛보나.

 대구는 서양에서 전쟁을 일으킨 생선이다. 1400년대까지 넘어갈 것도 없이 1972년에 아이슬란드와 영국이 충돌했다. 아이슬란드가 먼저 영국에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200해리까지는 대구잡이를 못하도록 통제를 한 것이다. 참을 영국이 아니었고 포격전도 벌어졌다. 1976년 양국은 어업협정을 맺었다. 아이슬란드의 주장 대부분이 받아들여졌다. 그 이후 ‘200해리 어업권’이 국제적으로 통용됐다. 대구가 일명 ‘200해리 어업권’의 주인공이었던 셈이다.

 ‘전라도탕’은 1997년부터 대구탕을 끓이고 있다. 해물과 채소로 육수를 낸다. 밑반찬들은 양동시장에서 시장봐와 주인 권 씨의 어머니가 직접 준비한다. 흑대구탕은 지리로만 끓여도 시원한 맛이 난다. 슴슴한듯 맑은 맛이 어떤 인공의 맛보다 인상적이다. 희고 고운 속살의 맛이 기름지고 보드랍다. 함께 끓여내온 콩나물 사근사근 씹는 맛 좋다. 바닥 드러날 때까지 숟가락질 계속된다. 매운탕은 매운탕 대로, 시원하면서 매콤한 맛이 한결 경쾌하다. 매콤한 맛이 더 가미되니 맛이 풍부해진다. 대구매운탕 한 그릇, 보글보글 소리만 들어도 바깥의 추위 따위는 무서울 게 없다. 마음도 녹이고 몸도 녹인다.

 △차림: 흑대구탕 1만원, 대구탕·추어탕 6000원, 김치찌개 5000원

 △주소: 광주 북구 누문동 65-1

 △전화: 062-527-1087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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