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월동 ‘사계절식육식당’

 백반은 먹기는 만만하지만 차리기는 만만찮다.
 집에서 날마다 먹는 밥상이 백반상이니, 그걸 식당에서 돈 주고 사 먹을 때는 뭔가 색다르고 맛있는 반찬을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백반상 차리는 집은 시장도 날마다 보고 나물 한 가지라도 날마다 새것 차려내기에 바쁘다.
 광주 남구 봉선동 `사계절식육식당’(주인 최정임)은 10년이 넘었다. 주인 최 씨는 아침밥 먹고 8시가 못돼서 가게로 출근한다. 그 때부터 재료 손질부터 음식 장만까지 다한다. 김치는 날마다 새로 담근다. 한 겨울 지나고 새봄 오기 전, 김치는 겨우내 익어 시어져 막 담근 생김치가 입맛 당길 때이다. 생김치 한 가닥 만으로도 밥맛이 돋는다. 말이 쉽지 날마다 김치 담그기가 보통일이 아니다. 날마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집 손님 구성비율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90%이상이 단골이다. 10년 넘은 단골들도 많다. 한번 발 들이면 `우리집밥’ 먹듯이 찾아온다.
 단골이 많은 데다 손님이 날로 불어나는 비법? 주인 최씨는 좋은 재료를 첫손에 꼽는다.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수입 재료들에 손대기 쉽다. 물건을 대주는 거래처에서 권하기도 한다.
 그런데 먹어보면 국내산 재료와는 맛이 다르다. 작은 차이라도 그 차이가 쌓이면 커지는 것이고, 그러면 손님 떨어진다. 날마다 오는 손님 얼굴이 찡그려지는 것을 보느니, 좋은 재료로 맛있게 차려서 웃으며 다시 찾아오게 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다. 쌀은 나주 동강 쌀이다. 돼지고기도 생삼겹이다. 냉동 녹여서 내놓는 법이 없다. 주물럭 돼지고기는 전지다. 미리 양념해서 재여뒀다 볶아내놓는데, 재여둬서 인지 맛이 고깃속까지 배어 깊은 맛이 난다. 된장국에 쓰는 실가리며 된장도 다 직접 준비한다. 동태탕도 무와 양파만 넣은 육수에 끓여내지만 재료가 신선해서인지 속풀이에 제격이다.
 맛있는데 가격도 착했다. 백반이 4000원. 그런데 도저히 더는 이 값을 버티기 어려워 3월부터 백반 5000원, 생삼겹 200곔에 9000원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단다.
 이미 올려 받은 집들이 대부분이다.
 집 모양새는 대폿집 처럼 생겼지만 주인이 항상 부지런하게 쓸고 닦아 주방과 실내가 청결하다.
 
 △차림(가격): 백반 5000원, 생삼겹 200g 9000원, 동태탕 5000원
 △주소: 광주 남구 주월1동 1276-30
 △전화: 062-651-5281
   글=임정희 기자 oksusu@gjdream.com
 사진=함인호 in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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