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샤브와 담양식 돼지갈비

 샤갈. 돈샤브+구운갈비=샤갈.

 광주 동구 옛 도청 옆 돼지갈비 전문점 `민속촌’과 `마한지’ 부근에 돈샤브와 구운갈비 집 `샤갈’이 문을 열었다.

 우선 돈샤브. 익숙치 않다. 돼지고기는 잘 익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로 먹을 생각을 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그 `익숙치 않음’을 `익숙함’으로 바꿔보고자 `샤갈’ 주인 이형철 씨는 도전에 나섰다. 마한지와 민속촌을 운영해오면서 돼지고기의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해내고 싶었다.

 `샤갈’의 특별함은 또 있다. 고기 집의 `숯불·냄새와 연기·열기’를 없애자는 것. 그래서 담양식돼지갈비를 준비했다. 담양식돼지갈비는 직접 손님 상에 숯불을 들여 굽는 게 아니라 주방에서 구워 내온다. 그러니 숯불이 없다. 샤브샤브를 위해서는 식탁에 인덕션(induction)을 설치했다. 고기 냄새도 진동하지 않는다. 깔끔하고 세련되게 인테리어된 실내에서 돼지갈비를 먹고 돈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

 샤브샤브는 첫째가 육수다. 흔히 사골육수·야채육수·해물육수를 꼽을 수 있다. 샤갈에서는 야채육수를 만들었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해선 야채육수가 적당하기 때문. 또한 깔끔한 맛을 내기에도 야채육수가 맞춤했다.

 둘째, 고기. 돼지고기 중에서도 품질 좋은 목살을 대패로 썰어 내온다. 너무 얇아도 식감이 떨어지고 두꺼우면 익는데 시간이 걸린다. 불과 육수와 고기의 적절한 만남이 맛을 돋운다.

 싱싱한 야채 바로바로 익혀서 고기와 함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고기의 부드러우면서도 씹을 맛있는 식감과 야채의 사각거림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겁다.

 돼지갈비는 구워 내온다. 손님이 직접 굽다 타기도 하고, 굽는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춤한 음식이다. 숯향이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돼지갈비 먹는 맛, 또한 좋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메뉴 한 가지 더. 떡갈비이다. 한우로 만들었다. 다진 고기에 갖은 양념 넣고 만든 떡갈비 맛이 감칠 맛나고 부드럽다.

 밑반찬 한 가지 한 가지에도 정성이 빠지지 않았다. 묵은지 된장무침이나 청양고추 볶음 등 한식 밑반찬이 솜씨 좋게 차려졌다.

 뭐니뭐니해도 값이 착하다. 개점 기념 점심특선으로 돈샤브정식·떡갈비정식이 8000원이다. 돈샤브정식에는 `돈샤브+우동국수+죽’을 준비해 푸짐하게 차렸다.

 옛 도청주변에서 매일같이 `무얼 먹나’ 점심 고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든, 오래간만에 `시내’ 나가서 맛있는 밥 먹을 계획 세우는 사람들이든, 찾아 갈 곳이 더 생겨서 즐겁다.

 △차림(가격): 점심 특선 돈샤브정식·떡갈비정식·담양식구운갈비 8000원, 돈샤브샤브 150g 1만1000원, 담양식구운갈비 300g(굽기전) 1만1000원

 △주소: 광주 동구 광산동 100번지

 △전화: 062-222-9201/9202(주차 가능)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아부와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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