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매일 샤워를 하고 이를 닦으며,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약을 복용한다. 이 세 가지 행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불소(플루오르화물)를 섭취하거나 흡수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현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의학 업적 중 하나로 불소를 간주하며 구강 청결을 이유로 공급되는 물의 약 70%에 불소를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이 정책은 가장 논란이 되는 국민건강정책인데, 그 이유는 불소가 신경독성물질이며 발암물질로, 암이나 뇌손상과 같은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인들 역시 동일한 논쟁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식수의 5% 미만이 불소 처리된다. 하지만 코리아 헤럴드(Korea Herald)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추진 방향대로 진행될 경우 곧 불소가 첨가된 수돗물을 전국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불소 첨가의 장단점에 대한 논쟁에 앞서, 식수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이 헌법과 민법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범죄 재판 이후에 시행된 뉘른부르크 강령(Nuremberg Code)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확실히 규정해야 한다. 불소가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할지라도 공설 급수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은 여전히 합법적일 수 없다.
불소가 첨가된 물의 역사를 알아보자. 세계 2차 대전 중 소련과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처음으로 불소를 식수에 첨가하였다. 전쟁 이후 미국도 이 추세를 택하였고 지금은 호주, 브라질, 칠레,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농도는 상이하지만 불소를 물에 첨가한다.
그럼 불소는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불소의 다양한 변형 형태는 시멘트, 알루미늄 화학비료, 강철, 핵무기 제조 시 사용되는 산업 부산물이다. 비소와 우라늄을 포함하여 총 300개가 넘는 화학물이 불소라는 이름 아래 있다. 관련 산업 분야에서는 해당 화학물을 유독 폐기물 처리장에 처분하기 위하여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지만, 대신 도시에서는 식수에 해당 화학물을 첨가하기 위하여 거금을 지불한다.
미국질병대책센터(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는 불소를 위험물질 4등급(최고단계)으로 분류했는데, 이는 “생명에 위협적이며, 한 번 혹은 반복되는 접촉은 심각한 손상을 초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치과협회(American Dental Association)는 부모에게 유아식을 만들 때 불소가 첨가된 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불소가 첨가된 치약의 주의사항을 읽어보면 아이가 치약을 삼켰을 경우 즉시 응급실로 전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불소가 쥐약과 같은 살충제와 군대 신경가스의 핵심성분이었음을 알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실제로는, 불소의 가장 강력한 공급원 중 하나는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불소가 담긴 살충제가 살포된 과일과 야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불소는 어떠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일까?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골암 발병률 7배 증가(New Jersey Department of Health, 1992 보고서), 낮은 IQ(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10 보고서), 알츠하이머와 기억상실증(Journal of Brain Research, 1998 보고서), 신장과 갑상선 손상(National Research Council, 2006 보고서) 등이다. 불소가 치아 건강에 좋다는 일반적 견해와는 다르게 반상치아의 원인이 되고 치아가 노래지며 갈색 점들이 발생한다(CDC 2002 보고서)고 한다.
반면에 불소가 첨가된 물을 마시는 것의 이점은 없을까? 원칙적으로 불소는 치아의 표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물에 불소를 첨가하여 충치를 예방하는 것은 어쩌면 사실일 수 있다. 최근 원광대학교에서 시행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불소를 이용한 사람들은 연령별로 10~20% 정도 충치가 적었다. 그러나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과연 충치 몇 개를 예방하기 위해 암과 뇌손상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불소 첨가 반대는 풀뿌리 시민운동에서부터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정부 단체에서까지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환경보호청의 과학자 연맹(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s Union of Scientists)은 급수(給水)에서 불소를 제거할 것을 탄원하였다. 미국 전역에서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민들이 자신들이 속한 도시 및 마을에서 불소를 제거하도록 지방자치 단체들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는 주 정부에게 불소가 들어간 물을 사용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의문점은 왜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불법적으로 급수(給水)에 첨가하는 것일까? 나치 정권은 “대중을 통제하기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 동안의 두 사건에서 국민들의 반응을 떠올려보자. 지난 12월 미국 국방수권법이 통과되어 비밀 체포가 가능해졌고, 재판 없이 다른 국가에서 미국인 사형 집행을 시행하는 것이 합법화되었다. 그리고 2012년 3월 초 미군은 미국 의회에게 명령은 오로지 대통령과 유엔에서만 받을 수 있다고 공표했다. 이는 사실상 로마 제국의 로마 원로원에서 시저를 축출한 것과 다르지 않다.
이론적으로 이 역사적 사건들 중 어느 사건이든 최소한 미국에서만큼은 논란거리가 되었어야 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통제된 대중매체로 인하여 이 사건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소식을 접하면 음모론이라고 폄하하거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2008년 한국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쇠고기를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협정을 맺었을 때, 한국인들은 모두 거리로 나와 시위를 했다. 마치 전쟁 반대 시위처럼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쇠고기 수입보다 더욱 심각한 사안이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사지 않거나 먹지 않을 선택권이라도 있다. 하지만 매일 목욕을 해야 하는 우리가 물에 포함된 불소를 피할 수 있을까?
번역: 김현 / 감수: 정자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