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화동 ‘우렁각시식당’   

 광주 북구 각화동 ‘우렁각시식당’의 된장맛은 해가 갈수록 곰삭은 깊은 맛을 더해간다. 주인 배원자 씨는 여전히 된장을 갖고 ‘논다.’ 올해 담근 된장에 묵은 된장 섞어서 되작되작 뒤집어주고 눌러준다. 이집에서 요리하는 데 쓰는 된장은 3년쯤 묵히고 삭힌 된장이다. 친정어머니가 재배한 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이다.

 얼마전부터 메뉴를 업그레이드 했다. 우렁강된장쌈밥. 육수에 된장 듬뿍넣고 검은호박과 여러가지 곡물들을 갈아 넣어 끓였다. 숟가락으로 뚝 떠서 먹어야 될정도로 되직하다.

 이제 막 지은 뜨끈뜨끈한 밥에 우렁강된장 한숟가락 넣어 비벼서 배추쌈 싸먹는 맛, 일품이다. 더위에 지쳐 입맛 없을 때, 달아난 입맛 찾아줄 ‘특식’이다.

 자꾸 밥그릇에서 밥이 없어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금방 밥 한그릇을 뚝딱 먹게 된다.

 강된장을 끓일 때 여러가지 곡물을 갈아넣은 덕에 밥 먹은 지 오래 지나도 뱃속이 든든하다. 더위에 무슨 뜨거운 음식이냐, 싶겠지만, ‘보약된장’ 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9월까지 나오는 자연산우렁으로 끓인 통우렁탕 맛도 구수하고 감미롭다. 자연산우렁은 흐르는 물에서 자라기 때문에 껍데기에 이끼가 끼어있지 않다. 그것으로 양식인가 자연산인가 구분이 가능하다. 통우렁탕의 우렁이를 이쑤시개로 쏙쏙 빼먹은 다음, 탕에 밥 말아먹으면 그 또한 그만이다. 더위에 헛헛해진 몸 추스리기에 맞춤하다.

 된장은 별스런 반찬 없어도 밥 한공기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니, 넘친다.

 우렁탕하면, 동구 학동 ‘당산나무집’(062-227-2440)도 생각난다. 학동 팔거리 부근이 재개발되면서 주변의 여러 집들이 헐려, 이집은 건재하려나 걱정했는데, 영업중이다.

 당산나무집 할머니는 우렁탕 끓이기 20년이 넘었다. 우렁이를 깔 때는 뱅뱅 돌려서 꼭지 끝까지 나오도록 까서 먹어야 약된다고 한사코 말해준다. 일꾼·술꾼들이 새벽 해장으로, 밤늦게 술안주로 찾아와 즐겨먹는 우렁탕이다. 그들이 우렁이를 먹는 이유는 끄트머리에 있는 사각사각 씹히는 알갱이가 `보약’이기 때문. 우렁이를 돌려가면서 까서 끄트머리까지 다 먹어야 우렁이를 제대로 먹은 것이란다.

 △차림(가격): 우렁강된장 7000원, 강된장 쌈밥 8000원, 통우렁탕 소 2만원, 대 3만원

 △주소: 광주 북구 각화동 480-24(동광주 웨딩프라자 건너편) △전화: 062-251-3297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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