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두암동 ‘코끼리손짜장’

궁하다.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이 ‘맛있는집’ 기사 쓸 날이 참 빨리도 돌아온다. 일주일이 이렇게 후다닥 서둘러 올 줄이야. 좀더 많은 검색과 사전 검토로 맛있는 집을 쏘다녀야 마땅하나, 생활이 그렇지 못해, 독자들께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급기야,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안면 몰수하고 어디 맛있는집 다니느냐고, 혹 자주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집 있느냐고 물어서 정보를 얻게 된다. 식당 주인들은 어디를 다니는지 그것도 궁금하여 여기저기 들쑤시고 물어보긴하지만, 다들 뾰족하게 어디 한 곳 추천이 없다. “글쎄, 먹을 때는 맛있었는데, 딱히 생각이 안나네”라는 대답이 대다수이고, 어디어디 맛있더라 하고 얘기하는 집들은 이미 한두번은 소개를 했던 집들이니, 쩝, 입맛만 다시고 만다.
급히, 젊은 입맛은 요즘 어디를 다니는지 물었다. 광주에 산 지 몇년 되지 않은 이 젊은 여성이 그동안 광주에서 다녀본 여러 맛집들을 메시지로 보내왔는데, 토속적이고 손맛이 살아있는(그런데 그동안 소개해왔던) 집들 끝에 한 곳 눈에 띄는 집이 있다!!! 광주 북구 두암동 두암타운 부근에 있는 `코끼리손짜장’. 정보없이 들어서면 배달전문점이라는 문구와 수십가지 음식이 적힌 커다란 메뉴판이 한 벽면에 새뜩하게 붙어있어, 실내분위기로 치자면 지레 음식맛을 평가절하할 우려가 있다.
자리를 잡고 앉는다. 주문을 한다. “옛날손짜장 2개요.” 기다리는 사이 물론 배달 의뢰 전화 계속 이어지고, 동네 어르신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몰려든다.
벽면에 붙은 원산지 표시가 친절하다. ‘배추·깍두기 직접 담금. 고춧가루 김제상회. 달걀 친환경 농산. 양파 무안양파. 단무지 금성단무지. 돼지고기 전일유통. 닭고기 국내산. 소고기 호주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세세하게 원산지 표기 해놓은 것이 마음에 든다.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짜장면이다.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유리로 돼있다. 주방 아저씨가 열심히 면발을 손으로 만들고 있다. 손반죽 덕분인지, 면발이 보드랍고 찰지다. 짜장면 한그릇 뚝딱 비웠다. `맛있으면 된다’는 그 지인의 추천이 고맙다.
△차림(가격): 손짜장 4000원, 옛날우동·짬뽕 4500원
△주소: 광주 북구 두암3동 277-22(두암타운 먹자골목)
△전화: 062-266-0030, 7030
글= 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