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동 `기와집’
지난주 맛있는집 지면에 구구한 넉두리를 늘어놓았더니, 어느 독자분이 제보를 해주셨다.야홋!!! 득달같이 다녀왔다. 제보 내용은 <메기매운탕도 잘하지만 닭갈비가 깔끔하고 좋습니다. 부부내외가 작게 하시는데 반찬이나 음식들이 깔끔하고 성의가 있습니다>.
부부내외가 욕심없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규모로 상을 차려내는 집이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기와집’. 찾아오는 손님들도 주변의 회사원들이겠지만 익숙하게 자리에 앉아서 탕이든 볶음이든 주문해 조용히 맛있게 먹고 나간다.
추천받은 대로 닭갈비를 주문했다. 닭 뿐만 아니라 오리볶음과 메기오모가리탕도 손님들이 즐겨찾는 메뉴.
날마다 손님 밥상에 올려놓은 반찬구색 맞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구마순김치, 고사리·콩나물, 버섯볶음, 미역줄기 그리고 김치와 오뎅 등 반찬이 놓이고 철판에 애벌로 익혀온 닭갈비가 왔다. 양배추와 깻잎, 당근, 가래떡 등과 함께 닭고기가 준비돼나왔다. 얼마 남지 않은 양념 소스들이 재료들 속으로 잘 스며들도록 약불로 불을 켜놓고 졸인다. 양념이 졸아들수록 그 맛이 진해지고 매콤하고 맛깔스럽다.
닭고기맛. 고기가 탱글탱글하고 신선하다는 느낌, 처음이다. 고깃살이 잇새에 씹히면서 뽀드득(?) 거린다. 뜨거우니 배추에 쌈 싸 한입해도 맛있고 깻잎이며 야채들과 듬뿍 곁들여 먹어도 좋다.
△주소: 광주 광산구 우산동 1590-8 대광로제비앙아파트 정문앞
△전화: 062-945-7267
▶풍암동 `무등산닭불고기’
`30년 무등산 닭불고기’. 닭집들로 유명한 무등산 아래에서 광주 서구 풍암동으로 옮겨왔다. `무등산닭불고기’(주인 김소정).
닭불고기와 부추겉절이와 닭곰탕이 특징적인 집이다. 부엌에서 미리 익혀서 지글지글 끓는 상태로 내온 닭불고기.
매콤하고 보들보들한 닭고기의 씹을 맛, 그리고 달달한 뒤끝이 좋은 닭불고기다. 상추에 고기 올리고 부추 넣어서 다시 한 입. 그냥 부추겉절이에 고기를 같이 곁들여서 또 한 입. 거침없이 먹어댄다. 둘이 먹기에는 많은 양이지만 둘이서 해치우고 남은 양념에 밥 한 공기까지 비벼서 바닥에 눌은 밥까지 싹싹 긁어 먹어야 숟가락 놓을 수 있는 집이다.
△주소: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981-1(운리초등학교 앞)
△전화: 062-675-7098
▶운림동 `버들식당’
`버들식당’(주인 류문성). 오래전부터 같은 자리에서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무등산 주변 음식점들처럼 닭백숙·닭볶음탕을 하다 사람들 입맛의 변천에 따라 십수년전에 닭갈비로 바꿨다.
닭은 하림에서 어린 닭다리살만 공급받는다. 고추 마늘 고추 양파 파 배 등 재료를 갈아서 끓인다. 널따란 철판에 닭고기 양배추 당근 고구마 깻잎 떡 등 놓고 그 위에 끓여둔 고추양념을 끼얹어 내온다. 식탁에서 고루고루 잘 익혀 먹으면 된다.
너무 매우면 아이들이 먹을 수 없으니 온가족 음식으로 등극시키기 위해 양념개발에 정성을 쏟았다. 보기엔 맵게 보이지만 적당하게 매콤달콤한 맛으로 인기다. 달콤한 맛은 과일로 냈고 사나운 매운 맛을 없애려고 양념을 끓인다.
비빔밥이 그렇듯 철판 밥도 마찬가지로 보기에는 많게 보이지만 먹다보면 금새 철판이 깨끗해진다.
△주소: 광주 동구 운림동 659-1번지
△전화: 062-227-1982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