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진월동 ‘솔빛마루’

‘솔빛마루’(남구 진월동 진아리채 3차 옆 구름다리 아래)가 증심사 부근에 있을 때는 가보지 못했다. 증심사에서 광주 남구 진월동으로 이전해왔다. 블로그 소개글들을 보면, 저녁식사와 주말휴일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평일 낮이라 불쑥 들어섰다.
코스 요리의 장점은 볶고 찌고 삶은, 여러가지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솔빛마루는 코스 중 어느 한 가지가 부족함이 없이 고루 맛을 잘 내어, 만족스럽다.
싱싱한 쌈거리 채소와 고추·무·양파 장아찌, 백김치, 오이무침, 갓김치 등 밑반찬이 놓이고 에피타이저로 호박죽과 샐러드가 나온다. 호박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호박죽이다. 샐러드 소스는 상큼해서 다음 입맛을 부른다. 에피타이저로 속을 달래고 있으면 다음 메뉴인 닭갈비 ‘대령’이다. 닭갈비는 고추장아찌와 곁들여 먹는다. 기름진 닭갈비 맛을 고추의 칼칼한 맛으로 보완하면서 먹다보면 닭갈비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없다. 다음은 닭볶음이다. 매콤하게 감칠맛있게 볶아내온다. 매운맛을 감하기 위해, 유기농 채소들에 쌈싸먹는다. 풋된장을 살짝 얹어 먹어도 좋다. 고깃살이 더없이 부드럽다. 뽀드득 느낌이 나면서 부드럽다. 방아잎이 들어있다. 향이 진하다.
그러고 나면, 이번에는 찜닭. 뒷맛이 달짝지근한 간장맛이 개운하다. 화려하고 풍부했던 볶음의 맛을, 일순간 단순하게 정리하는 장맛이다. 포근포근한 감자를 먹는 맛도 좋다.
아, 이를 어쩌나 벌써 포만감이 든다. 남은 요리는 닭죽과 비빔밥 그리고 호박식혜와 후식 군고구마.(여름철에는 팥빙수)
닭죽 속에도 닭고기가 들어있지만,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녹두넣어 끓인 닭죽만 먹는다. 그리고 이대로 나가면 생각이야 나겠지만, 더는 못먹겠다, 싶어 호박식혜만 후식으로 한그릇 마셨다. 뜨끈뜨끈한 군고구마는 포장해왔고, 비빔밥은 다음기회로 넘겼다.
이집은 두명이나 세명이 왔을 때는 1인분에 2만원이다. 네명부터는 값이 더 할인된다.
△차림: 닭코스 2인분 4만원, 3인분 6만원, 4인 7만5000원
△주소: 광주 남구 진월동 15-1(진아리채 3차 옆 구름다리 아래)
△전화:062-227-3883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