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주FC의 어제와 오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광주FC, 긍정적인 모습들을 찾아보자. 2인 1실을 사용하던 원룸 숙소는 1인 1실로 지원이 확대돼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클럽하우스와 전용구장 건립이 추진중에 있다. 두 건은 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행정이 철저히 선수단 위주로 전환해 그동안 열악했던 지원 문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찮다. 당장 내년 1부리그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전력 보강이 중요하지만, 2년간 팀의 핵심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전력 누수가 심화됐다.
핵심 선수 이외에도 선수단 규모를 축소해 창단 멤버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또 구단이 자본잠식 상태여서 내년에 1부리그에 진입하더라도 현 주전급 선수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장 이번 2부리그를 시작하는 데 메인 스폰서도 구하지 못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몇년하고 그만 둘 팀이 아니기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업구단이지만 포항의 유소년 시스템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포항은 2003년부터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학교의 축구부(포항제철동초등학교,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를 클럽소속으로 전환해 장기적으로 우수선수 자체 육성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치르고 있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유스 출신 위주로 팀을 구성, 본요드코르 원정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유소년 육성에 투자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도 이같은 타구단의 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지난달 서정성 광주시의원 주최로 열렸던 토론회에서도 바르셀로나의 유스시스템이 언급된 바 있다. 그만큼 유소년 육성은 중요한 것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현재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라마시아라 불리우는 유소년 육성을 통해 특유의 티키타카(짧은 패스)플레이를 오랜 시간 동안 교육한 결과물이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유스 출신 선수만으로도 ‘베스트11’을 꾸릴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하다.
여러 문제점으로 2부리그 강등의 아픔을 겪은 광주FC는 창단 첫해보다도 더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구단 위상도 추락했고 선수단 전력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내년 1부리그 진입이 목표지만, 이보다도 더 중요한 건 구단·선수·팬으로 이어지는 소통이다.
일본 시민구단 사간도스처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봉사와 모범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년 간 마케팅과 홍보는 최악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뿌리를 잘내려야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전국 춘계 대학축구연맹전에서 광주대학교가 우승하며 우리 지역 축구가 기분 좋게 시작했다. FA컵에서는 호남대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며 대학 반란을 꿈꾸고 있다. 이제 프로인 광주FC 차례다.
16일부터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가 시작되고, 광주FC는 상주상무와 홈에 개막전을 치른다. 상무는 전현직 국가대표팀 멤버로 구성돼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1부리그 입성의 가장 강력한 후보인 상주상무와의 경기는 올시즌 전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 동안 광주FC는 희노애락을 모두 맛봤다. 이제는 더 이상 아픔 없이 환희 속에 도약할 수 있는 2013시즌을 기대한다.
김남중 <광주FC서포터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