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서석동 ‘미소랑’

집이 깨끗하다. 문 연 지 1년쯤 됐다. 그러나 손님은 10년쯤 된 집처럼 많다. 텅 비었던 홀이 금세 가득 찬다. 여기저기서 주문이 이어진다. 젊은이들 그새 시원한 콩물국수 들먹이고 나이든 어르신들 설렁탕과 도가니탕 외친다. 밀가루 음식 좋아하는 여성들 들깨칼국수에 꽂히고 아침 거르고 나온 직장인들은 ‘점심에는 곡기를 해야 한다’며 한우건강비빔밥을 원한다.
“저희 미소랑은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급 생면을 사용합니다.”
이집이 음식을 만드는데 내세우는 기본 원칙이다. 소고기·쌀·김치는 국내산이다. 김치는 국내산일 뿐만 아니라 매일 담근다. 생김치, 깍두기, 취나물, 콩나물, 양파장아찌 등 밑반찬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다. 밥을 기다리지 못하고 반찬에 손이 간다.
미소랑. 광주 동구 서석동 42-16 KT광주정보센터 앞 골목길에 있다. 이집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를 살펴봤다. 깨끗하다, 재료가 신선하다, 맛있다, 가격이 착하다,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재료를 쓴다, 주방이든 홀이든 일하는 사람들이 열심이다, 주변에 직장인들이 많다… 따지고 보니 맛있는 집이 갖춰야 할 모든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여름철이니 콩물국수 주문. 콩은 서리태콩이다. “국산 서리태로 만든 콩물입니다”하고 음식을 놓는다. 정성껏 만든 콩물국수이니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는 뜻일 터. 국수도 생면이다. 직접 밀가루 반죽해서 뺀 다음 손님 주문 받으면 즉석에서 삶아서 내놓는다. 그래서 뚝딱 콩물국수가 ‘대령’되는 게 아니다. 조금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좋다. 여름이랍시고 얼음 듬뿍 갈아서 내놓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시원할 정도로만 얼음도 갈았다. 콩물이 진하고 면발은 부드럽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 설탕간을 하도록 아예 설탕을 넣지 않았다. 건강식으로 먹기에 좋다.
한우건강비빔밥. 가격이 6000원이다. 각종 채소들이 어우러진 비빔밥 맛이 순하다. 신선한 재료의 맛이 살아있다. 좋은 재료로 담백하게 만든 비빔밥이라는 생각이 든다.
들깨칼국수의 고소한 들깨 향이 코를 자극한다. 입맛이 살아나며 이열치열 칼국수를 선택하게 하는 향이다.
다양한 메뉴 각각의 독특한 맛을 보기 위해 이집에 갈 때마다 다른 식단을 선택하는 것도 이집이 주는 또 다른 재미이다.
△차림(가격): 바지락칼국수·들깨칼국수·한우건강비빔밥 6000원, 팥칼국수·콩물국수 7000원, 한우설렁탕 7000원, 한우도가니탕 1만원
△주소: 광주 동구 서석동 42-16
△전화: 062-223-5005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