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북평면 남창리 `미스터미용실’ 양범렬

“꿔서 밥을 싸묵어도 맛나고 그냥 찢어서 군임석으로 묵어도 맛나.”
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 말씀과 함께 건네지는 불룩한 비닐봉다리. 요즘 완도 군외면 삼두리 김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오순심(69) 아짐이 김 봉다리를 들고 왔다.
“오매, 오실 때마다 뭣을 갖다주문 어쩐다요. 빈손으로 오문 어쩌가니. 담에도 빈손으로 오지마씨요잉∼.”
치사와 겸양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끄트머리에 따라붙는 주인장의 능청스런 반전에 웃음이 왁자하게 퍼진다.
“근께 놀라문 다 미장원에 와서 놀제, 이 재미로.”
“여런이 모태문 하이간 재밌어.”
머리 똘똘 말고 파마중이던 아짐도, 순서 기다리며 자울자울 졸던 아짐도 웃음 끝에 김 한 장씩 나눠들고 맨입에 재미를 본다.
돈이나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다른 셈법을 만나다
장날이면 더욱 여럿이 모태진다. 2?7일이면 서는 남창장 인근에 자리한 `미스터미용실’(해남 북평면 남창리). 오늘은 새벽 6시30분에 문 열었다. 장날인 것이다. 여느 날은 7시. 30분 정도 앞당겨 여는 것이 분주한 장날을 맞는 의식이다.
면소재지에 있는 미용실 다섯 곳 중 장터하고도 차부하고도 제일 멀건만 손님 끊일 새 없다.
“첨에는 머이매가 한당께 무솨서 안왔는디, 무단히 그랬더랑께. 아들 같애.”
“요 머이매가 아조 멋쟁이여. 그럴 뿐만 아니라 영판 속이 착해. 그란께 어매들이 오제.”
“도시에 가문 이삐고 젊은 각시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