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식당에 들락거린 지가 햇수로 6년째다. 예나 지금이나 된장 맛이 한결같다. 그동안 주인 배원자 씨는 된장 담그고 다독거리고 치대느라 어긋난 어깨 수술을 하는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각화동에서 두암동으로 식당을 이전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날마다 상을 차려내고 있다.

우렁각시는 자연산 다슬기와 우렁이가 주요 메뉴이다. 다슬기로 탕 끓이고 우렁이를 껍데기째 넣어서 통우렁탕을 끓이거나 깐 우렁이를 강된장으로 만들어 된장비빔밥을 차려낸다.

 요즘 다슬기 자연산이 나오는 철이다. 귀하지만 국내산이 있다. 다슬기는 술독 해소에 좋고 열을 내려준다, 간 기능 회복과 황달을 제거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고 부종을 없애준다, 칼슘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예방 및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 등 효능이 줄을 잇는다. 다슬기는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더 적합하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식품들인 마늘 생강 당근 양파 등과 함께 먹게 되니 모두에게 좋다.

 된장은 직접 담근다. 나주에서 농사짓는 친정어머니가 메주를 띄워주면 그 메주로 된장을 담그는데, 한번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겨우내 콩을 삶아서 섞어주고 된장을 맛있게 하기 위해 `우렁각시’가 부지런히 노력한다.

 이 된장에 무와 호박 등 10여 가지 재료를 삶아서 갈아 넣어 된장 소스를 만든다. 뚝배기에 된장소스를 넣고 끓이다가 무채 깻잎 콩나물 등 몇 가지 채소를 익혀 내온다. 지글지글 뜨겁게 끓는 된장뚝배기에 밥 한 그릇 넣고 비벼 먹으면 우렁된장비빔밥이다.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된장의 구수한 맛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든다.

 통우렁탕도 좋다. 자연산 우렁이를 껍데기째 넣어 끓인다. 화학조미료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끓이기 때문에 탕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통우렁이 속을 이쑤시개로 빼먹고 나서 된장국을 먹는 맛이 일품이다.


 △차림(가격): 우렁각시정식·통우렁탕 1만원, 다슬기탕 8000원, 우렁된장비빔밥 7000원, 우렁뚝배기 6000원, 우렁매기탕 중 3만원·대 4만원

 △주소: 광주 북구 밤실로 192-13(두암3동 303-2)

 △전화: 062-251-3297

 글=임정희 hellohani@empas.com

 사진=함인호 ham@daum.net

임정희·함인호 님은 수년 동안 광주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온 맛의 순례자들로, 결코 주인장의 서비스에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미각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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