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FAQ모음
“게으른 게 아니고 늦게 자니 못 일어나는 것”
스마트폰 중독? 소통에 갈급한 건 아닐까요?

 Q1.아침마다 늦잠자고 일어나 학교 가는 길에 벌점 받을까 벌벌 떠는 아이, 한두 번 타일러도 안 되고 갈수록 투덜이가 돼 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굳이 학생들을 상점, 벌점으로 다스려야 하는 것인지요?

 -에구, 아침마다 얼마나 힘드신가요? 청소년기에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2차 성징과 더불어 성호르몬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성호르몬은 뇌를 자극해 뇌 구조를 바꾸고, 수면을 담당하는 뇌도 이때 바뀌게 됩니다. 사춘기 무렵 수면의 가장 큰 특징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인데, 수면의학에서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수면 뇌의 하루 주기가 달라집니다. 성인은 24.18시간 정도인데 청소년은 25.3시간으로 길어지고 따라서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는 시점이 한 시간 가량 늦어지는 것입니다. 잘 보면 아이가 자는 시간이 많은 게 아니라 늦게 자니 못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에게 게으르다고 하며 야단을 치면 아이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되고 억울할 수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어떻게 해서든 수면 패턴을 바꿔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상벌점은 현재 학교 생활지도상 불가피한 선택이지 최선의 선택은 아닙니다. 상벌점으로 다룰 수 없는 문제도 많으며, 상벌점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지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메꾸기 위해 선생님들께서 무조건 벌점을 주기 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이지 않게 지도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아이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늦게 일어나면 아이가 지각을 할테고, 그러면 벌점을 받겠지요. 이것은 아이가 책임질 문제입니다. 혹, 아침마다 엄마가 아이보다 더 노심초사하신다면 아직까지 아이의 책임까지 짊어지시고 계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서서히 독립을 시킬 때가 되었답니다.

 

 Q2. 우리 아이가 요즘 집에서 사주지 않은 옷을 입고 오거나 물건을 갖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빌렸다거나 용돈으로 샀다는데 혹시?

 -염려대로 학교폭력 가해자(남학생)가 되거나, 힘 있는 선배와 친해지면(여학생) 나타나는 전형적인 징후입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다그치지 말고, 잘 살펴보고 결정적인 증거를 잡거나, 친구들에게 탐문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이런 일들은 집단적으로 이뤄지기도 해서 보복이 두려워 밝히지 못하거나, 당장에 부모의 꾸지람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일은 다 용서해 준다고 하면서(실제로도 용서해 주거나 가벼운 벌만 줘야 합니다.) 부모님이 최선을 다해 너를 보호해 준다고 하며 사실을 이야기하도록 설득하기 바랍니다. 이 후 조치는 전문가와 상의하여 진행했으면 합니다.

 

 Q3. 우리 아이가 요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고, 조금만 간섭을 하면 버럭 화를 내곤 합니다. 까탈스러운 사춘기 딸과 어떻게 소통하는 게 좋을까요?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니 너무 염려말길. 단, 아직까지 판단력이 부족하니 면밀히 관찰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합니다. 이성보다는 감정에 따라 판단하는 사춘기이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먼저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 심정을 느껴본 후 대화를, 지도를 합니다.

 

 Q4. 우리 애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방에 틀어박혀 ‘카톡’과 ‘카스’를 하느라 공부는커녕 밥 먹을 생각도 안합니다. 심지어 자정 넘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데 어찌해야 하나요?

 -모든 중독은 위험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막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요, 사용 시간을 줄이고 대체물을 주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자녀 스마트폰 관리’ 어플을 설치하시면 사용시간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합의를 하셔서 시간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야간에 사용은 학교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으니까요. 카톡이나 카스는 단순히 스마트폰 중독이라기보다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몰입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게 둘 중 하나인데요, 학교생활에서 만족할만한 친구관계가 형성이 안 된 경우 또는 반대로 친구들이랑 너무 끈끈해서ㅠ. 해법은 그 욕구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전자라면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후자라면 가족들과 좀 더 끈끈해지는 것이겠지요.

 

 Q5. 아들이 유치원 때 좋아하던 여자친구를 학교에서 만났습니다.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인데 자녀의 이성교제 쿨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쿨 하게 넘기기엔 여러 가지 염려가 될듯합니다. 그러나, 경험해보셨듯이 부모가 반대하면 더 불타오른다는 점^^. 사춘기는 자기의 캐릭터를 만드는 시기입니다. 아들은 여자 친구가 있어 또래들이 부러워하는 캐릭터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요? 아니라면 가정이나 동성친구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여자친구가 채워줄 수 있다고 믿는건 아닐까요? 건전하게 사귀어라, 뭐 이런 말은 하나마나 한 말이지만 성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행위가 얼마나 큰 위험과 책임이 따르는지에 대해서요. 그래도 염려된다면 다른 쪽으로 흥미를 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흠미도 바람과 같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든요.

 

 Q6. 무슨 일만 하라고 하면 “잠시만요~ ” “5분만요~” 하는 아들, 알아서 제때 딱딱 일처리를 해야 하는데 늘 미루고 미루다 딱 닥쳐서 허겁지겁 합니다. 나중에 군대 가면 고생할 텐데 지금이라고 고쳐주는 방법이 없을까요?

 MBTI라는 성격유형검사를 해보면 생활양식면에서 판단형 J와 인식형 P로 나뉘어집니다.

 아드님은 어느 쪽일까요? 어머니는 또 어느 쪽일까요? 어머니 걱정처럼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고,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질이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어서 야단을 치고 가르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특정 과제에 대해 판단형처럼 행동하길 권해보고 그 결과 어떤 장점이 있었는지를 점검해보기 제안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기질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참 불편한 일입니다. 위로와 격려도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군대에서는 인식형이 유리할 때가 더 많습니다. ㅎㅎ

김우영<나주중학교 Wee클래스 상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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