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진로를 위해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3不<3>

 자녀의 올바른 진로 지도를 위해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를 살펴보고 있다. 1회에서 부모가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려하지 말라는 내용을, 2회에서 자녀가 선택한 진로를 반대하지 말라는 내용을 언급하였다. 마지막 3회에서는 자녀에게 부모가 원하는 진로를 요구하지 말라는 내용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부모는 자녀를 보호하고, 인격을 발달시키고, 교육시킬 뿐만 아니라 자녀의 진로를 지도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자녀를 잘 이해하고, 사회적 식견이 풍부한 부모의 경우에 자녀에게 적절할 진로를 잘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진로에서 주도를 함으로서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부모가 자녀에 특정한 진로를 요구하는 것이 좋지 못한 것일까?

 

 부모의 대리만족 의식을 버려라

 

 첫째 부모가 자녀의 진로를 대리만족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수가 있다. 미숙한 부모들은 자신과 자녀를 정서적으로 분리시키지 못한다. 자녀의 성공에 과도하게 기뻐하고, 자랑한다. 또한 자녀의 실패에 지나치게 실망하고, 자책하고, 수치스러워하고, 걱정한다. 부모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한이 남아있을 경우 자녀에게 자신의 삶을 대리시키려고 하게 된다. 이때 자녀는 단지 부모의 아바타가 될 뿐이다. 부모를 위해 공부하고, 숙제하고, 성취할 뿐이다.

 한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마을에서 수재였기에 자신마저도 사회적 성공에 의심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희망했던 시험은 합격하지 못했다. 자신이 사회적으로 지위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그에 대한 한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자녀를 사랑했지만 그만큼 자녀에 대한 기대와 압박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S대학 법학과를 목표로 공부를 시켰고, 성적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면 폭력이 멈추지 않았다. 자녀가 청소년이 된 이후에도 폭력은 계속되었고 자녀는 아버지를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증오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되었음에도 아버지가 상담을 통해 원한 것은 자녀의 성적 향상이었다.

 

 너는 능력은 있는데 노력을 안해!

 

 둘째 자녀에게 적합하지 못한 진로를 제안할 수 있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너는 능력은 있는데 노력을 안 해!”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능력이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단지 자녀에 대한 사랑이나 기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믿음의 근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녀들은 그러한 부모의 믿음과 기대에 큰 부담을 느낀다. 특정한 과목에 대한 흥미가 없거나, 부모가 기대하는 목표가 자신에게는 중요하지 않거나, 부모가 원하는 진로와 다른 진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자녀의 생각, 자녀가 처한 상황이 부모의 제안과 다를 경우 자녀들은 그 차이를 드러내서 자기주장을 하기보다는 우선은 부모의 말을 따르고 나중에 결정은 자신이 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부모는 크게 실망하지만 그 실망은 자녀에게서 시작된 것이라기보다 이미 오래전부터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소통부재가 키워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간혹 자녀들 중 일부는 자신의 진로를 깊이 있게 생각하기 싫어하는 수가 있다. 그런 자녀들은 대체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무기력하거나, 태만 하는 수가 많다. 그러한 자녀들은 부모의 요구를 거부하지 않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부모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단지 진로결정에 대한 능력이나 책임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중에 부모가 요구한 진로에서 만족하지 못하거나,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그들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게 되며, 모든 책임은 부모에게 전가된다.

 

 자녀에게 도움되는 정확한 정보 줘라

 

 부모로서 자녀에게 진로를 제안할 경우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의 제안이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가이다.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전달하는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 만일 부모가 전달하는 정보가 “누구 집 아이는 잘됐다더라!”와 같은 특수한 사례이거나, “신문에서 좋다더라!”와 같이 지나치게 일반적인 정보여서는 안 된다. 부모들이 전하는 정보는 절대성을 갖기보다는 다양한 정보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부모들은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자녀들이 빨리 진로를 결정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 때문에 자녀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는 정보를 성급히 물어다주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부모가 제안한 정보가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정보가 자녀의 진로탐색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의사나 판사와 같이 특정한 진로를 제안하게 되면 자녀는 다른 진로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줄어들 수 있다. 자녀들은 대학을 진학한 이후에 자신이 부모의 말만 들었고 스스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대한 탐색이 부족했음을 통감하게 된다. 부모가 진로를 제안하게 된다면 가급적 다양한 제안을 함으로서 자녀가 다양한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대리물이 아니며, 자녀는 자신의 가치관과 흥미, 관심에 따라 자신을 가장 만족시켜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믿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자신만의 만족과 성취를 이뤄야 할 것이며, 자녀가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가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할 것이다.

정의석 <미래학습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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