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공식 취임식을 가진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에겐 이대형을 보호선수에 넣지 않아 신생팀 KT로 방출한 데 따른 비판과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뉴스가 되겠지만, 감독으로서 이대형을 보내는 것은 팀을 위해서였다”며 “열손가락 깨물면 모두 아프듯이 선수 한 명을 보내는 것 자체는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광주 서구 내방동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김기태 제8대 KIA 타이거즈 감독 공식 취임식이 열렸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대형 관련 질문이 쏟아졌고, 김 감독은 “이대형과 내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절대 아니다”며 “개인적인 감정으로 누구를 보내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프로야구 신생 구단 ‘KT 위즈’가 기존 9개 구단이 선정한 20인 보호선수 외 1명씩을 지명했는데, 타이거즈에선 이대형이 차출돼 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KIA 구단과 김기태 감독이 왜 이대형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냐?는 것이고, 김 감독은 취임식에서 이를 해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이날 김기태 감독 취임식은 지난 28일 마무리 캠프 종료에 이어 행해진 첫 공식 일정이다. 김 감독과 KIA 선수들은 다음 달까지 휴식을 취한 후 내년부터 스프링캠프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은 시간 동안 내년 시즌 구상을 준비하겠다”는 김 감독은 팬들에게 나은 성적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 캠프를 통해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었고 앞으로 리빙딜을 통해 내년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KIA가 확실히 바꼈다는 이야기를 듣을 수 있게 하겠다”면서 “지금은 팀 전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KIA는 내년 시즌에 대비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주전 2루수·포수·유격수·중견수 등이 군입대·은퇴 등으로 자리가 비어 이를 메워야 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에게 좋은 선수가 있다”며 걱정 없다고 해명했다. “주변에서 우리팀 센터라인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에도 강한울·박찬호·백용환 등 좋은 선수가 많습니다. 이같은 지적은 기존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고질병인 마무리 투수 부재에 대한 대안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뒷문을 잘 막아야 하는 게 가장 큰 문제고, 고민이 많다”며 “스프링캠프까지 구상한 후 정확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프로 생활 시작 후 첫 고향팀 입성 소회도 밝혔다. “항상 마음 한쪽에는 이분(광주)들의 응원을 받고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 1986년 서울로 대학가는 길 광주역에서 야구로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같은 초심 잊지 않고 할 것입니다. 또 최근 신통치 못한 성적으로 팬들 마음이 아픈 것도 알고 있으니, 성적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내년 성적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비전 있는 모습, 더 나은 모습만은 지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도 던졌다. “예전에 선수들과 만남에서 ‘선수는 시즌이 끝나는 날이 달력 마지막 날,훈련하는 날이 새해’라고 언급한 적 있다”면서 “지금은 휴식기가 아니며 내년 3월까지 가는 준비 과정이기에 본인들이 알아서 1군 엔트리 27명에 들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김 감독과 함께 박한우 구단주 대행,허영택 단장, KIA 선수들이 참석했다.
김 감독의 등 번호는 행운의 숫자를 상징하는 7이 두 번 들어간 77번으로, KIA에게 행운이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김 감독 본인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이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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