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주 명상 불안·스트레스 감소

정형돈, 김구라, 김신영, 이경구, 김장훈, 이현우. 이들의 공통점은“ 연예인이면서 공황장애로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치료를 했거나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공황장애는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가장 최근에는 정형돈이 불안장애를 이유로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도대체 (방송에서)잘나가고 있는데 웬 불안“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세상을 살고 있다. 그래서 현재를 ‘불안사회’, 어떤 사회학자는 ‘피로사회’라고 한다. 또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를 세대별 핵심용어로 정리해 본다면, 10대 청소년은 대입경쟁과 자살율 1위, 20대 청년들은 취업·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N포 세대, 30대 직장인은 고용불안, 40대는 명퇴를 생각하고, 50대는 은퇴, 60대 이상은 노인빈곤율과 노인 자살율 1위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며 막막한 기분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 걱정과 불안,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뇌도 훈련·연습 통해 바뀔 수 있어
그렇다면 경쟁과 불안, 피곤한 세상을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2014년 2월 Time 지는 Mindful Revolution(마음챙김 혁명)이라는 제목을 커버로, 현대사회에서는 ‘마음챙김’이 필요하단다. 불안하고 불행해지기 쉬운 세상에 마음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고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우울·정신병과 같이 아픈 사람을 주요한 연구대상으로 삼았던 서구심리학은 1990년대부터 인간의 긍정적 잠재력과 번영,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의 증가를 도모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때, 티벳의 달라이라마는 명상하는 사람은 평정심·행복감을 느끼며 타인에 대한 이타심이나 연민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뇌를 연구해 보는 것을 제안한 이후 명상은 긍정심리학 영역에서 그야말로 핫이슈가 되었다.
사람들은 뇌의 좌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 되었을 때 행복하고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는데 명상을 오래 할수록 이 영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활성화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태는 아주 오랜 기간 명상을 해야 오르는 경지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7~8주만 명상을 실시해도 뇌 구조가 변화되고, 불안·스트레스 감소, 긍정적인 정서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말 같은 사실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예전에는 뇌가 성인이 되면 발달이 끝나 고정된다고 여겼지만, 최근 연구는 성인의 뇌도 훈련과 연습을 통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뇌의 가소성’ 이론인데, ‘많이’ ‘자주’쓰는 뇌 부분은 더욱 발달하고, 쓰지 않는 부분은 퇴화하거나 덜 발달한다. 예를 들면 택시기사들은 그 도시의 수많은 도로를 기억하고, 이를 토대로 밀리지 않고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해마가 일반인들보다 크단다. 즉, 우리 모두의 뇌는 처음부터 공간지각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에 따라 길 찾기 능력이 달라진다. 어쩌면 우리는 완전한 존재로 세상에 나왔지만 자기 안의 숨겨진 능력을 찾지 못한 체 극히 일부분의 능력만으로 세상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주의 집중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잘 찾아 쓰려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는 자신에게 주의를 모으고 평가하지 않은 체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 신체감각, 감정을 볼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마음을 훈련하면 된다.
마음 훈련은 간단하다. 지금 이 순간에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혹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며 (주의를 두고 있는 일, 혹은 자신에 대해)판단하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면 된다. 예를 들어 호흡 명상을 할 때 집중할 것은 ‘호흡’이다. 호흡 이외 것에 주의를 빼앗기면 주의를 빼앗겼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주의를 다시 호흡으로 되돌리기만 하면 된다. 호흡을 잘하고 있는지, 못하는지 판단하지는 말고. 처음 명상을 시작할 할 때 시간은 5분, 혹은 2분 정도여도 좋다. 그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시간은 차츰 늘려가면 되니까. 게다가 이러한 마음 훈련은 일상생활에서도 가능하다. 걸을 때,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점심을 먹으면서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므로.
문의: 062-653-3634
조현미 <행복심리명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