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교가 방학을 맞이하는 시기입니다.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역시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지금 자녀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통해서 과연 부모님과 자녀가 서로에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정서적으로 동일할 수 없으므로 감정적으로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의견이 충돌하거나 생각이 달라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야기를 나눈 이후에 서로 불편한 감정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나누지 않는 경우에 부모님은 분주한 생활을 하면서 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강력한 힘에 대해 감정 처리에 미숙한 자녀는 감정의 찌꺼기가 오랫동안 남아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자녀의 좋지 못한 점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녀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녀의 장점과 단점 가운데 유독 단점만 강조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녀가 완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녀의 장점보다는 단점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면서 자신보다 더 성공한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자녀에게 잘하는 점을 칭찬해주기 보다는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욕심으로 칭찬을 아끼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 평소에 주고받는 말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의 좋은 점에 대해서는 이미 잘 하고 있다는 안도감에 지금은 자녀의 잘못된 감정이나 행동에 대해 더욱 강조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의 행동에 대해 “그때 네가 동생을 잘 돌보아주어서 참 의젓해 보였어”, “그날 엄마가 늦게 돌아와서 한참 기다렸는데도 잘 기다려주어서 고마워” 등 자녀가 잘 했던 행동에 대해서도 반드시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분 좋은 말들은 참 많습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자녀의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는 말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준다면 자녀의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높아진 자녀는 자신이 새로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신의 좋았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 뿐 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가족·친구 등 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소중함은 물론 타인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자녀가 형제나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기분 좋은 일들로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감정이 생길 수 있는 사건에 대한 대화는 자녀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고 좋지 않은 감정을 불러온 사건에 관한 대화는 감정적 응어리를 풀어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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