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님들은 한없이 자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많은 형제자매들과의 갈등 없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부모들은 자녀를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있기에 자녀가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은 발달되지 않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자녀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조차도 다른 사람의 마음 읽기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남한테 맞지 말고 싸워 이기라”고?

 필자가 개나리반 교사였을 때 만났던 5살 남자아이인 정수는 늘 다른 친구들의 놀이감을 빼앗고 곁에 있는 친구를 잘 때렸습니다. 하원 때 정수에게 맞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수 어머님께 말씀드리면 “아이들은 다 싸우면서 크쟎아요!”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늘 친구를 때리던 정수가 같은 반 친구에게 놀이감을 빼앗으려다 한 대 맞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정수의 어머님의 반응은 다른 날과 똑같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선생님! 괜찮아요. 아이들은 다 싸우면서 자라는 거잖아요! 여태까지 늘 정수가 친구를 때렸는걸요”라고 말씀하시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정수 어머님은 다른 어머님들보다 더 많이 화를 내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정수에게 더 염려가 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엄마랑 아빠가요, 내가 친구한테 맞으면 화가 난대요. 그러니까 맞지 말고 싸워서 이기래요!” 친구들의 놀이감을 빼앗고 친구들을 때리면서 정수는 함께 놀고 싶어하는 친구가 없어 외톨이가 된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정수에게 교실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기 위한 방법을 말해주고 친구들과 함께 노는 기쁨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줘도 금방 다른 친구들과 다투는 정수의 모습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모든 집단에는 그 집단만의 특별한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은 부모나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집단의 규칙을 따를 수 있어야만 비로소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집단의 규칙을 알고 적절하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참고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자녀가 성장하면서 새롭게 속하는 집단에서도 규칙을 알고 따를 수 있어야만 새로운 집단에서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적응하고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에 집단의 규칙을 알려줘라

 자녀가 속하게 되는 집단은 가정, 학교, 성장하면서 직장이나 배우자를 만나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되는 등 집단 규칙은 점차 `자신’ 중심에서 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집단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조직구성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숨겨져 있는 기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각 집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집단마다 다른 규칙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에게 현재 자녀가 처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알려줘야 합니다. 자녀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은 자녀가 앞으로 경험하게 되는 집단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낮추게 됩니다. 자녀에게 집단의 규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고 집단의 규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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