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불확실한 자녀의 미래를 확실하게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자녀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해주는 방법은 오직 자녀가 남보다 우수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교육한다면 자녀가 많은 돈을 벌어서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를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 성적과 금전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출생한 시점 이후부터는 늘 경쟁심을 느끼는 가운데, 아이가 성장하는 매순간 경쟁적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이 높은 교육열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시험·수상제도로 인한 ‘비교’ 부작용

 자녀의 능력을 믿으며 자신감에 넘치던 부모라 할지라도 자기 아이가 보다 뒤처지지 않나 내심 걱정하기 시작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유난히 뛰어나거나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는 100m 달리기 경주를 하는 출발선에 있는 것처럼 경쟁심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초등학교 입학 이전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아이들은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11살이 되면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중·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경쟁의 강도는 더욱 격해집니다. 학급 성적 순위, 수학 경시대회, 글짓기 대회 등 각종 시상식은 아이들과 부모 모두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또래들 틈에서 순위를 매기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시험과 수상제도 덕분에 학부모는 다른 아이와 자기 자녀를 더 잘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압력의 강도를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점점 더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가 치르는 경쟁이 자신의 일인 것처럼 느끼는데, 그 중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가 대학 입시입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여러 가지 상을 받고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 학교에 진학하지만 오늘날의 교육이 ‘유익한 지식을 습득’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고, 이후 사회에서의 경쟁을 대비하여 졸업장과 자격증을 획득하는 데 치우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명문대 진학만을 목표로 공부를 시키는 게 아이의 삶에 정말 도움이 될까요? 자녀가 커갈수록 명문대를 향한 경주도 힘들어집니다. 이를 감당해야 하는 아이는 마치 거친 물줄기를 거슬러 수영하는 것처럼 힘겹게 느낄 것입니다.



실패에도 격려를… 자녀 사랑법

 만약 자녀가 힘들어도 학업과 활동에서 나름대로 재미를 느끼며 즐긴다면 다행이지만, 자녀가 힘들어하고 짜증을 낸다면 부모님은 “정말 중요한 것은 네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네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거야”라고 진심으로 자녀에게 말해주세요. 부모가 대학 입시 전쟁 때문에 근심에 싸인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독제 중 하나는 명문대 입학과 자녀의 자존심은 같은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자격과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불합격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지 말고 아이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더 많이 남은 인생의 큰 목표를 향해 다시 달릴 수 있도록 자녀에게 힘찬 격려를 표현하시는 것이 자녀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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