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자녀가 타인과의 행복한 관계 속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부모님들은 어떻게 하면 자녀가 타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방법은 잘 모르고 계신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자녀가 속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득하면서도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은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정에서라면 층간 소음으로 아래층에 불편함을 주는 경우에 자녀에게 기본적인 공동체 예절을 가르쳐주셔야 합니다. 물론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지금 거실에서 공놀이를 하고 싶은가 보구나! 그런데 말이야, 지금 네가 동생하고 거실에서 공놀이를 하면 아래층에 사는 아줌마는 너무 시끄러워서 주무실 수가 없을 거야!”라고 자녀의 마음에 공감해주지만 자녀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비가 내리는 날이면 모든 학교 정문 앞은 주차장이 되어 있습니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자녀의 친구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녀가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혹여 비 한 방울 맞을세라 교실에 빨리 들어갈 수 있도록 부모님들은 자녀 사랑을 실천하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자녀의 모습이`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것’입니까? 모든 부모님들께서 “아니오!” 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자녀가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서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하는 방법은 분명한 정답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자녀에게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공동체 예절을 꼭 가르쳐 주십시오, 사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면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주어서 옳은 행동으로 이끌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타인과 함께 살아갈 때 규칙을 알고 있어야만 타인과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때 더욱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관계를 알아가는 방법은 머리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체험이며 자녀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게 됩니다.
30여년 전 대학생이던 제가 유치원에 4주간 교육실습을 갔던 때의 일입니다. 중 4주간의 실습을 마칠 즈음에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교실에서 4주간 함께 생활하던 유아들은 너무도 익숙하지만 학부모님들은 제게 낯선 분이셨는데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아이들과 부모님을 맞춰봤습니다. 제가 놀랐던 일은 처음 보게 된 부모님들임에도 90% 정도 자녀와 부모님의 관계를 맞출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녀는 부모님의 거울입니다.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말씀하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님께서 생활 속에서 타인을 얼마나 배려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