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연’ 좌절말고 다시 시작하자”

 20년 애연가인 남동생이 어린 딸들의 성화에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 했을 때, ‘그래 이제 그만 끊을 때도 됐지!’하며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3주를 못 넘기고 ‘다시’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고 ‘누나, 나는 안 돼’라며 자신을 실패자라고 했다. 지난 3주 동안 그는 죽을 둥 살 둥하며 담배와 헤어지고 싶어 했는데 점심시간에 늘 가던 공터에서 그만 자신도 모르게 ‘옛 애인’을 다시 만난 것이다.

 건강과 몸매를 위해 큰 맘 먹고 체중 조절을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 ‘딱 한입’만 먹으려 했는데 치맥까지 먹고 나서는 다이어트는 실패했고 ‘끝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이왕 실패했는데, 잘 먹고 죽은 귀신 때깔이라도 좋다는 심정으로 폭식을 한다. 담배, 술, 음식, 게임 등과 같이 해로운 것들을 줄이고, 끊고 싶지만 잘 안 된다. 누구에게나 ‘금지’를 이겨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딱 한 번’에 ‘이미 끝났다’니…

 

 그런데 이런 어려운 일을 하면서 ‘딱 한 번’의 실수를 하고 나서 ‘이미 끝났다’ ‘나는 실패야’라고 자기 패배적으로 생각하며 ‘쉽게’ 다시 담배, 술, 음식, 게임을 계속 한다. 동생도 결국 금연에 실패한 것 같다. 하지만 정말 ‘한 대라도 피우면 실패’인가? 만일 3일 금연도 성공이고, 실수로 한 대의 담배를 피웠다면 다시 금연 1일, 2일, 3일, 4일을 이어간다면 어떤가?

 한 번 실패하면 영원히 실패하는 건가.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사실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한 번의 실수’를 ‘실패’라고 가혹하게 평가하고 마치 ‘세상이 끝났다’는 듯이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더욱 파국적인 행동을 한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실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은 끝난 것이 아니다 라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라도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의 타율은 2할 6푼 대다. 그도 10번 중에 2번에서 3번의 공만 치고, 일곱, 여덟 개의 공은 실패한다. 그도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연습하고 연습해서 타석에 서지만 그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는 아직 10번까지 시도해서 10번 다 실패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아니 10번 시도해서 10번 실패하면 11번째를 도전해 보면 어떤가. 실패가 아니라 실수라고 받아들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을까.

 사람들은 긍정적인 자신에 대한 이미지(상)를 갖고 싶어 한다. 이러한 ‘자기상’을 만들 때 ‘스스로가 보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런데 스스로가 자신을 ‘실패자’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기 패배적인 생각은 자신을 실패자나 패배자로 낙인을 찍고, 자신의 말처럼 행동하게 되고 그런 행동으로 자신이 ‘내뱉은’ 말을 정당화 시켜주는 순환과정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못생겼어, 나는 게을러, 나는 영어를 못해, 나는 운동을 못해! 라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진술은 자신을 영어를 못 하게하고 게으르게 만들고 운동을 못하는 사람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남이 생각하는 나’의 굴레

 

 피그말리온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피그말리온이라는 왕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진짜 연인처럼 진심으로 사랑하니까 이에 감동한 신이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줘서 피그말리온의 사랑이 이뤄졌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기대나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역으로 자신을 못났다, 실패자다하고 너무 가혹하게 대하면 그대로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지 말자!

 금연과 같이 어떤 어려운 일을 시작한다면 ‘실수 할’ 각오를 해 보는 건 어떨까. 이런 각오는 방심으로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을 때, ‘나는 못 할거야’라는 말보다 ‘어~ 실수다’라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고, ‘다시 시작해야 겠다’라는 도전의 마음을 먹게 하지 않을까.

 그러니 동생아, 한 번 실패는 실수로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자! 오늘부터 다시 하루, 이틀….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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