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욕 가진 자는 속마음 드러나게 마련

▲ 7일 오후 6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세월호 1000일의 기다림, 박근혜 퇴진 11차 광주시국촛불집회’가 열렸다

 2016년 12월9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탄핵의 시계와 대선의 시계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어떤 단일한 이념과 비전을 담고 있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명 촛불의 민심이라 불러지는 쪽은 탄핵이 하루빨리 인용되어 박근혜 정권과 그 하수인이라 여겨지는 집단이 탈법적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기를 희원하고 있다. 또한 촛불민심이 약화되었다는 주장으로 여론을 왜곡하려는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하여 집회 지속의 끈에 힘을 놓지 않고 있다.

 대선 주자로 언급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조직을 형성하고, 긍정적 여론을 얻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신비의 영물을 얻으면 왕이 된다는 신화 속 이야기처럼 촛불민심을 얻는 자가 통수권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듯하다. 하지만 그들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체감한 것은 국민들의 호의가 그다지 따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대선주자들이 조금이나마 자신의 욕심을 드러낼 듯하면 반발과 비난이 소나기처럼 빗발친다. 그들은 이처럼 욕심을 숨기되, 자신의 욕심처럼 민심을 움직이는 마법 같은 전략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쉬운 일이기도 하다.

 

▶국민 지향 아닌 권력 지향처럼 여겨져

 

 촛불 이후 국민들이 했던 첫 번째 고민은 어떻게 현재 정권의 통치행위를 중단시키는가에 있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고민은 이처럼 나쁜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다시는 탄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옮겨졌다. 일부 전문가는 선거제도의 개선-선거구제와 선거연령-을 통해서 민의가 반영되는 구조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개헌안-의원내각제, 대통령 임기단축 등-과 정경유착,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언론개혁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들이 타당하지만 여전히 미흡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첫째는 그들의 주장이 표면적으로 타당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행태가 여전히 국민을 지향하기보다 권력을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진보적인 인사나 정당이라고 여겨졌던 세력이 선거와 이후에 보여주었던 갈팡질팡한 모습들에 이미 신물이 난 국민들은 이미 사전학습을 통해 그들의 간계를 쉽게 간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대통령이 바뀌고 일부 제도가 바뀐다고 이번과 같은 시대역행적 통치행위나, 비선의 개입 등이 재발하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국정농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유지되고, 법적 절차에 따라 단죄를 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쌓아온 민주주의와 법치제도 때문이 아닌가! 국민은 보다 더 견고한 제도적 절차를 통해 다시는 퇴행적 정치활동이 불가능한 국가시스템을 만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니 버리는 듯하고 민의를 반영하기, 아니 민의를 따르기를 요청하고 싶다. 대선주자들은 자신들의 정책들을 국민들이 호응과 환영하기보다 비웃고 있다는 것은 알았으면 한다. 국정을 회복하겠다고 내건 정책은 진실성을 느끼게 하기보다 길거리 호객행위에 가깝게 느껴진다. 예상보다 누군가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빠르게 닥친다면 국민들은 누구를 선택할까? 여전히 지역정체성에 근거한 투표행위는 나타날 것이며, 특정 정당에 ‘묻지 마’ 투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사람들은 자신의 투표행위가 가져올 심각한 결과를 고려할 것이다. 이때 국민들은 순수성을 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순수성이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국민에게 사용할 의지가 있는가이다.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정권 연장, 개인적 이익 등에 되도록 초연한 인물을 뽑을 것이다. 단순한 인기 영합에 목적을 둔 정책을 소리높이는 후보보다는 자신의 소신과 이념이 분명한 후보에게 신뢰를 가질 것이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의 예에서 보듯이 급한 자는 진다. 권력에 욕심을 가진 자는 그 속마음이 드러나게 마련이며, 오래가지 못한다. 이는 민주당, 바른 신당(보수개혁신당), 정의당, 민중연합당도 마찬가지이다.

 

▶시대와 국민, 모두에 평안을 주는 정치를

 

 국민은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도덕성에 무관심한 관료체계, 사적 이익을 영속화하는데 뛰어난 재능과 욕심을 가지고 있는 최순실과 같은 개인들을 보면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 아노미적 상태 혹은 분열증적 상태라 불 수 있을 만큼, 정상과 비정상, 현실과 가상, 윤리와 반윤리 사이에 착오가 발생하는 정도의 심각한 혼란이다. 국민은 사법적 체계가 이러한 정신적 분열 상태를 치유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정치실험과 개혁을 통해서 심리적 안정감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대선주자를 비롯한 정치인에게 부탁한다. 권력을 잡으려하기보다 국민을 치유해주기를! 한 개인에 대한 치유를 초월하여 한 시대와 국민 모두에게 평안과 희망을 안겨주기를!

정의석<인문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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