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님께서는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성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아서는 열매와 꽃향기, 그늘까지 만들어주고 심지어 베어진 나무가 되어서는 앉아 쉴 수 있는 편안한 의자가 되어주고자 합니다. 이처럼 자식에게만큼은 자신의 모든 것을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마음뿐 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부모가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자녀들에게 어떤 부모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는지요? 자녀를 부모인 나의 틀에 가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녀가 원해서가 아니라 부모인 내가 원하는 것을 자녀에게 지시하고 “다 너를 위해 그런 거야. 그렇게 하면 네가 후회하지 않을거야!”라면서 면죄부를 갖는 것처럼 자녀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표현하는 사랑의 방법이 부모의 주관에 맞추어져 오히려 자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자녀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부모의 자기만족에 의한 사랑을 듬뿍 주고 있다면, 부모의 자식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녀는 부모 곁에서 멀어져갈 것입니다. 마당에 화초 하나를 키우고자 할 때도 내가 물을 주고 싶을 때 주어서도 안되고, 모든 화초에 똑같은 양의 물을 동일한 시간에 주어서도 안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화초가 잘 자라기를 바란다면 각 화초의 특성을 알고 물과 햇볕과 바람이 제 각기 달라져야하는 것과 같습니다.

 초가 그럴진대 하물며 아이는 오죽하겠습니다.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고 원하는 것 역시 다릅니다. 그렇기에 자녀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소통과 배려입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 역시 자녀의 상태가 어떤지 소통하고 자녀의 입장을 배려한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다해주려는 부모의 사랑은 따뜻한 관심,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아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긴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많은 부모님들께서 정작 놓치고 있던 중요한 것을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자녀가 지금 현재 부모님과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일은 무엇이며 부모님께서 어떤 지원을 해주기를 바라는지 등에 대한 자녀의 요구입니다.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라며 부모님께서 자녀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원해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원해서 자녀에게 따라와주기를 바란다면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자녀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는지 헤아려 주셔야 합니다. “지금 고생하고 나면 네 미래는 밝아질 거야. 이 정도 힘든 것은 다른 아이들도 다 마찬가지야.”라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시지만 현재가 행복하지 않는 아이에게 미래의 행복을 말하는 것은 부모님의 착각일 뿐입니다. 그동안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자녀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못했다면 긴 연휴를 맞이하여 부모와 함께 하는 동안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시간을 자녀에게 할애해주면서 자녀의 요구를 알기 위한 소통과 자녀의 관점에서 배려 깊은 사랑을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제 부모가 되었지만 자녀의 나이이던 그 시기에 어땠는지 기억해보면 아이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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