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영·유아와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의 부모님과 자녀 양육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던 저는 드디어 염려하던 일들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사를 읽다보면 기사글 아래 댓글 역시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시는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중요한 것들을 간과하면서 오랫동안 불필요한 것들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반성의 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함께 놀러가자”, “사랑한다”, “잘했다” 라는 충남교육청의 조사결과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청소년들이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이 어색하여 자기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간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지요? 우리가 금쪽같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자녀들이 원하는 경험은 뒤로 미룬 채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꼭 한 번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발달에 적합한 경험을 해야하는 아이들은 노는 시간 없이 학습지에 매달려 있고, 부모님과 행복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우리 자녀들은 부모님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는 상황이 어색하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자녀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마음의 건강을 보듬고 챙겨주어야 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 것은 물론이지만, 세 살때의 정서상태가 여든까지 자녀의 정서상태가 된다는 많은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느끼는 행복감도 습관입니다. 그리고 변화하지 않는 삶의 태도입니다. 환절기에 자녀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부모님께서는 영양제를 챙겨주고 이불을 덮어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자녀의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자녀의 얼굴표정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