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큰 아이가 태어난 이후 인생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때는 동생의 출생입니다. 동생의 출생 이후 큰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동생과 공유해야하기 때문에 큰 아이는 인생 최초, 최고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동생을 보게 된 큰 아이는 퇴행현상을 보입니다. 다 큰 아이가 갓 태어난 동생처럼 다시 젖병으로 우유를 먹겠다고 떼를 부리고, 잘 가리던 소변을 다시 실수하기도 합니다. 동생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부모님을 보면서 동생을 시샘하게 되고 동생처럼 사랑받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동생을 모방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동생이 태어나면 부모님은 첫아이의 나이와 상관없이 무조건 동생을 사랑해주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형제자매라면 자연스럽게 동생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관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형제자매는 한 자녀 아동에게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형제는 끊임없이 논쟁하고 경쟁하는 등 서로 잘 지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Dunn(1994)이라는 학자는 형제자매간의 상호작용에 관하여 아동이 3-5세 일 때와 10-12세가 되는 시기에 형제자매간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학령전기 때 형제자매와 잘 지내는 아동들은 청년기에도 잘 지내며 학령 전기 때 형제간에 싸우는 아동은 청년기 경에도 여전히 싸운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 선물해주고 싶은 든든하고 친밀한 형제자매 관계형성을 위한 요소 중 첫째는 아동의 성(性)과 기질 입니다. 이성의 형제보다 동성의 형제일 때, 형제 중 어느 누구도 기질에 문제가 없을 때 더욱 온정적이고 조화로운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동기보다는 청소년기의 나이가 들었을 때 형제자매의 관계가 점차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부모님 입장에서는 딸도 키우고 아들도 키워보는 경험이 좋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형제나 자매 등 동성의 관계가 더 좋습니다. 당연히 아들이나 딸이라는 성(性)은 부모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좋은 형제자매가 되기 위해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모든 형제자매를 공정하게 대해주어서 특별히 예뻐하는 자녀가 없다고 믿을 때 형제자매 관계는 친밀하게 형성됩니다. 특히 부모가 한 아이는 많이 칭찬하고 다른 아이를 무시하는 경우 아이는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여 형제자매 관계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부모님들께서 한 명씩 아이 각자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형제자매는 무조건 사랑하는 관계라 기대하기 보다는 자녀가 2명 이상이어도 각 자녀에게 개별적으로 부모님이 집중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는 특히 큰 아이가 부모님의 사랑을 맘껏 느낄 수 있도록 짧은 시간이라도 자녀와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