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어렸을 때는 하루에도 여러번 꿈이 바뀔만큼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말해서 고민이라는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내년 1월이 되면 초·중·고생들의 방학이 시작되어 학교와 가정을 떠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자녀의 성적도 향상되고 자녀는 꼭 하고 싶던 활동을 할 수 있는 행복한 방학을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겨울방학을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이유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녀는 방학에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방학을 기다립니다. 제가 아는 외동아이인 중학생은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께서 밤늦게 귀가하므로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이후에는 자녀가 원하는대로 방학이 되면 이모댁에 가서 사촌형제자매들과 학원에 다니고 학원 이외의 시간에도 사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신나는 방학을 지내고 있습니다. 또 방학이 되면 종교 활동을 통해 학원, 과제는 물론 스마트폰, 게임도 멀리하면서 오롯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성당 학생부에서는 피정을 가고, 교회 청년부에서는 수련회,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 드럼을 배우고 싶어하던 고등학생은 방학동안 6주간 단기 드럼 과정을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학기중에 단정한 머리 모양을 유지해야했지만 방학 기간에는 중학생, 고등학생이어도 원하는 머리스타일과 머리 염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자녀들이 평소에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지만 방학을 맞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방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촌형제와 함께 생활하면서 잠 자기 전 도란도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경험, 짧은 기간이지만 또래들과 함께 생할하는 캠프, 학교와 학원 등의 일정으로 배울 수 없었던 드럼 배우기 등은 학교에서 평가받는 과목인 언어, 수학 등의 교과목은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중요한 역할을 배우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행복한 시간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자녀가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자녀가 말한다면 우선 자녀가 자신감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부모님께서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직업과 자녀가 하고 싶은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눈치껏 말하지 않고 마음을 숨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부모님의 요구에 순응하여 하루, 하루를 살아오는 동안 자녀는 자신의 흥미, 의지와 생각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현대에는 변화가 많아서 우리가 자녀들에게 미래 직업으로서 추천할 수 있는 특정 직업은 없습니다. 미래학자들은 3개 이상 영역, 5개 이상 직업, 19개 이상의 직무를 경험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첫 번째 영역, 첫 번째 직업 그리고 첫 번째 직무를 위한 준비일 뿐입니다. 방학에는 우리 아이들의 강점 지능이 무엇인지 아이들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꼭 자녀가 원하는 경험을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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