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면서 여러 가지 다짐을 하게 됩니다.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자녀가 한 해 동안, 더 나아가 부모와 멀리 떨어져 생활한다면 마음에 담고 살면 좋겠다는 말은 무엇일까? 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자녀와 주고 받은 대화는 무엇이었는지요? 자녀는 틀림없이 오늘 아침에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에 영향을 받으면서 오늘 하루를 생활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녀는 부모님께 어떤 말을 듣고 싶었을지, 또 부모님은 자녀에게 어떤 말을 듣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으셨는지요?

 아침에는 온가족이 모두 분주한 시간을 맞으면서 가족끼리 주고 받은 짧은 말 한마디가 모든 가족의 하루 기분을 좌우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아침부터 왜 그래…” 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는 아침 인사 말 한마디는 가족 모두의 기분을 보살펴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말을 해야합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옷을 입었는지, 밥을 챙겨 먹었는지 몸의 건강을 살펴보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살펴주는 말도 필요합니다.

 우선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평소에 주고받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십시오. 부모님께서는 자녀의 몸 건강을 챙기는 말씀과 행동은 생활속에서 제일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챙겨주는 말은 인색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영양상태는 좋아졌지만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특히 어머님께서는 몸을 챙기는 말을 하루 끊임없이 하십니다. “밥 먹어라”, “멸치도 꼭꼭 씹어 먹어라”, “손 씻고”, “이불 덮고” … 그런데 “오늘 하루 기분은 좋았어?”, “친구랑 어떤 일을 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지낸거야?” 등 자녀의 기분과 생각을 돌볼 겨를은 없었습니다.

 평소 부모님이 자녀에게 들려주는 말씀은 아이에게 영향을 많이 주게 됩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부모님에게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니?”라고 물으면 “공부해라”라고 대답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나라에 가서 살고 있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물어보아도 비슷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부모님께 “공부해라”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노이로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을 손꼽으라면 ‘공부해라, 컴퓨터 게임 그만 해라, 숙제해라, 밥 먹어라, 씻어라, 방 정리해라’ 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자신의 인생을 잘 관리하고 살았던 사람들이 어린 시절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모두 한결같이 “다 괜찮아질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자녀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나 친구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을 때 부모님께서는 “다 괜찮아질거야!”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이외에는 “네가 갖고 있는 모든 것에 늘 감사해라”, “너는 아빠, 엄마의 귀중한 보물이야” 였습니다. 지금 당장 자녀의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자녀가 인생을 살면서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 마다 주문처럼 “다 괜찮아질거야!” 라고 생각한다면 자녀는 늘 어려운 일을 잘 헤쳐 나갈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자녀가 인생의 지침으로 삼으면서 곁에 부모님께서 함께 할 수 없을 때 어떤 말을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면 좋을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많이 들려주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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