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지내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 반갑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명절때마다 어른들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조카들의 모습에서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곤 합니다. 군에 입대한 조카가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여 대견했고 유치원, 초등학생인 어린 조카들은 잠시 못 본 사이에 훌쩍 커버린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그런데 설 명절을 지내면서 기쁜 마음보다는 무척 속상했다는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어머님을 만나 고민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녀가 동서네 아이들과 비슷한 연령이어서 쉽게 비교가 되었는데 동서네 아이들은 자신이 보아도 세뱃돈을 더 주고 싶을 만큼 웃는 얼굴로 인사도 잘 하고 심부름도 잘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서네 아이들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명절을 지내면서 평소보다 다른 집 아이들도 많이 본 이후에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는 속담처럼 우리 아이만 부족해 보이는 경험을 하셨는지요?

 저 역시 여러분과 똑같이 아이에게 하면 안 되는 말과 행동을 해보았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부러운 친구 아들(엄친아)도 있고,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친구 딸(엄친딸)도 많았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녀가 닮았으면 좋겠다는 우리의 잣대로 자녀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는 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자녀가 어리다면 아이가 싫어하는 말을 하루 종일 하더라도 아이들은 부모 곁에서 참고 지낼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된다면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더 성장한다면 귀가 시간을 최대한 늦추고 더 성장하여 경제적으로 독립을 할 수 있다면 남과 비교하여서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님 곁에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나 대하는 태도에 따라 부모님 곁에 머물수도,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옆집 아줌마와 비교하여 “엄마! 옆집 아줌마는…”, “옆집 아저씨는 돈을 잘 벌어서 …” 이렇게 다른 부모와 우리를 비교한다면 과연 부모님들은 반성하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부모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는 자녀에게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들까요? 그보다는 틀림없이 화가 나고 섭섭한 마음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에게 “○○네 집사람은 재테크를 잘 해서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한대” 라는 말을 듣는다면 부부싸움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이고 어른이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하는 한 마디의 말도 듣지 않으려고 하면서 아이들은 수시로 비교당하면서 상처받고 있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잘하는 동서네 아이가 부러우면 동서는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인사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웃는 얼굴로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인사하는 동서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부러운 아이의 모습을 비교하기보다는 부러운 모습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의 모습과 태도를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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