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앞둔 아이들이 “아휴, 힘들어!” “짜증나!” 이런 부정적인 기분을 말하면 부모님께서는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꾸중부터 하십니다. 아이들은 계획보다 학과목 공부도 지지부진하고, 즐거웠던 추억도 많이 만들지 못한 채 방학이 지났다는 아쉬움이 많아서 불편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기분이 좋을 때에는 신나고 행복한 기분을 표현해야하는 것처럼 기분이 나쁠 때에도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표현할 수 있을 때 가장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사회적으로 용납된 기분표현 방법을 알아서 물건을 던진다거나, 사람에게 공격을 하는 등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알려주셔야 합니다.

 정서지능은 1990년 미국의 심리학자 피터 샐로비와 존 메이어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잘 이해하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감정을 잘 조절하여 대응하고 자신의 정서를 잘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즉, 자신의 정서(기분)을 얼마나 잘 다루는가가 정서지능입니다.

 자신의 기분을 알고 기분이 나빴을 때는 다시 좋은 기분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자신도 느낄 수 있는 능력인데 타인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높은 나라이고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충동조절 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은 모두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마음의 병입니다.

 모든 감정에 관련된 첫 번째 해결열쇠는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를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자신의 기분을 조절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뭉뚱그려서 ‘짜증이 난다’ 고 말할 때 그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아이들은 ‘숙제를 못했는데 개학을 하니까’, ‘늦잠자고 싶은데 학교에 오전 8시까지 가야하니까’, ‘낮에 학원 친구들과 축구를 해서 재미있었는데 밤에 집에 오니까’ 이렇게 짜증이 나는 이유를 아이 스스로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녀가 말하는 불평, 불만의 기분도 모두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잘 알고 자신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도 알게 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도 빨리 알 수 있고 잘 이해해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도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기분은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허용하면서 불안이나 우울함, 죄책감이나 분노, 미움 등은 나쁜 감정이니까 감정을 숨겨야한다고 자녀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녀가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기분을 다시 최상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고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김경란<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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