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도와 시교육청에서 학교에서 경험한 학교폭력 경험에 대한 조사자료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부 전체 조사자료도 발표되었습니다.

교육부 조사대항은 우리나라 11세부터 19세,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372만 명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폭력을 경험했는지에 대한 설문이었습니다.

교육부 조사 결과는 매우 놀랍게도 총 6만, 1.6%의 학생이 학교에서 폭력을 경험했고 폭행의 종류는 신체 폭행보다는 정서적인 폭행 비율이 높은 응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염려되는 점은 학교폭력을 경험한 연령이 매우 낮아져서 초등학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폭행의 종류는 신체폭행보다 정서적인 폭행이 많고 정서적인 폭행 중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스토킹 등 폭력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 시도별, 도별 교육청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고등학생보다 중학생, 중학생보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입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으로 ‘존중과 배려의 교실문화 조성’ 노력도 필요하다는 학교교장선생님들의 대책 회의도 진행되었습니다. 인권 감수성을 높이자는 회의 결과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본 저는 학교폭력 예방은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태어난 이후부터 처음 만나는 타인은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아기는 출생 직후에는 30cm거리의 대상만을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발달을 보일 뿐입니다. 결국 태어나서 주변 사람중에 자신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주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시작으로 점차 가족구성원과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생후 7~8개월이 되면 ‘낯가림’이 시작됩니다. 낯익은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분하여 자신의 안전을 위해 울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양육자와 가족에서부터 점차 주변 사람들과의 다양한 인간관계로 확장하게 됩니다. 6개월 된 아기라면 비슷한 월령의 또래를 오랫동안 응시하고 서로 미소를 보내며 관심과 흥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만3, 4세가 되면 ‘우정’의 느낌을 알게 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부모님보다 또래 관계에서 더 많은 존재감과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즉, 가족에서 또래 관계로 인간관계의 중심이 가정 밖으로 확대되어 또래 관계는 자녀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은 가정에서 시작되고 자신의 기분을 알고 조절하고, 타인의 정서를 알고 타인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감 능력은 영,유아기 가정에서 형성되는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타인과의 관계형성 능력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영,유아기에 친구와 함께 놀면서, 초등학생, 고등학생이 되어 친구와의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능력입니다.

이렇게 타인과 관계형성 능력은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들께서 자녀에게 모델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 우선 자녀의 기분을 존중하시고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는 모습을 가정에서 보여주셨을 때에 학교에서의 정서 폭력이 사라질 것입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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