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2)
“물 쓰문 다 바닥에 가 있제.”
이제 바닥에서 은퇴해 모정에 앉은 할매들은 “바닥에 나가문 아직 각시!”라고 말한다.
“인자 늙어져서 미역도 못하고 자식네한테 주들 못해. 사람이 아니여.”
일흔 팔십 줄에도 ‘각시’인 ‘사람’들이 갯바위에 있는 게다.
“이것이 일년 농사여.”
미역이며 톳이 밥이고 목숨줄. 치열하고도 고적한 작업이다. 허리 한번 펼 새 없다. 드는 물발에 쫓기는 일이다.
“물살이 씨게 때려싼께 자꼬 괴롭혀싼께 줄기에 힘이 딱 들어가 있제. 물발에 단련이 되야갖고 미역이 쪼록쪼록해.”
하필 파도치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한 치 한 치 저를 키우는 돌미역이나, 갯바위 위에 한 걸음 한 걸음 위태로운 걸음을 내디디며 식구들을 먹여온 어매나, 더불어 강인하다.
“우리는 맨나 놀(파도) 속에 놀아서 엔간한 파도는 안 무솨.”
파도를 이겨내며 나날이 키운 내력(內力)이다.
글=남신희 ‘전라도닷컴’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기자·최성욱 <다큐감독>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남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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