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5)
시방 갱번에 나가려는 어매들의 몸엔 바구리들이 척 앵겼다. 출근 행장이다.
갯일엔 물때가 출근시간이다. 어매들은 결코 지각하는 법이 없다.
저마다의 개성이 오롯이 스민 그 수공의 바구리들엔 빈창(빗창)이나 낫, 일장갑 등이 챙겨져 있다.
“여자는 바군지(바구리) 들고 나가야 그것이 의관이라고, 옛날 어른들 말이 그랬소. 빈찰로 어디 가문 놈 보기도 숙시론디(쑥스러운데) 바군지 끼고 나가문 떳떳하고 덜 숙시로왔제라.”(대마도 최효심)
“꼭 48년 됐어. 친정아부지가 절어준 거여. 나 열두 살 때 아부지가 돌아가셨는디 이것은 남았어. 그란께 버릴 수가 없제.”
“장도 사람들이 엮은 것을 샀어. 이것이 몇 년 됐제. 하다 갖고 댕긴께 다 떨어진 것을 망으로 한 볼 더 쌌제. 오래 쓸라고.”(대둔도 박원단)
오랜 세월 바다 출입을 함께 해온 어매들의 일동지.
제 이력을 오롯이 몸에 새겼다. 낡았을망정 여전히 현역들인 건 꼭 어매들과 한가지다.
글=남신희 ‘전라도닷컴’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기자·최성욱 <다큐감독>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남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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