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란 교수 자녀교육 일기]

아기가 태어난 이후부터 주변 사람들과의 다양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영·유아기 또래와의 관계가 학령기는 물론 청소년기, 성인기 사회생활에서 다양한 인간관계의 밑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영, 유아기 타인과의 관계 형성 능력의 발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 아이들도 주변 사람과 상호작용 경험을 하게 되는데, 생후 6개월 된 2명의 아기도 비슷한 연령의 또래를 보게 되면 서로 미소 지으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고 또래와 함께 있을 때 소리 내어 웃고 옹알이를 더욱 많이 하기도 합니다. 유치원생이 되면서 ‘우정’이 형성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부모님보다 또래 관계에서 더 많은 소속감을 느끼며 또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성인보다 또래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평생 살아가는 동안 타인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감 능력 발달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공감능력 발달을 위해서는 자녀가 지금, 현재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의 정서, 또한 자녀의 느낌에 대해 언어로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넘어져서 울고 있으면 ‘아유, 저 아이는 넘어져서 많이 아픈가보다. 펑펑 울고 있네, 주변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기대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네, 우리가 얼른 가서 도와줄까?’ 혹시 텔레비전의 장면이라면 “우리가 곁에 있으면 얼른 가서 일어나라고 도와줄 수 있을 텐데, 어서 다른 사람이 가서 빨리 도와주면 참 좋을 텐데” 또 아이가 만든 미술작품을 동생이 부쉈다면 “정윤아 너무 속상하지! 동생이 자꾸 우리 정윤이 미술 작품을 망가뜨렸네”라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동생 정민이는 언니 정윤이가 그린 그림이 자기 장난감인줄 알았나 봐“ 라고 동생이 왜 언니의 작품을 망가뜨렸는지도 언어로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타인의 상황에 대해 자신이 경험하지 않지만 이렇게 타인의 상황에 대해 자신도 느껴볼 수 있는 정서가 타인공감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들은 등교해서도 또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하고 급식시간에도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또래와 함께 지내면서도 혼자라는 느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때에는 친구는 물론 자기 자신과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좋은 관계 유지가 꼭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 취소되거나 할 수 없는 것만 생각한다면 아이들은 매우 우울해지지만 대신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져서 자녀가 즐거운 마음으로 새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을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화분에 작은 식물을 키우거나 오래 전에 찍었던 사진파일을 장소나 시간별로 정리하면서 즐거웠던 추억을 생각하는 것도 자신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는 평소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시작하지 못했던 옷장, 책꽂이 정리를 가족과 함께 해본다면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해보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차분하고 행복한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문의: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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