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란 교수 자녀교육 일기]
숙제를 안했으면서 늘 숙제를 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걱정하는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의 거짓말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만 2세부터 거짓말을 시작하고 만 3세 아동은 30%, 만 4세 아동들은 20% 정도만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은 더 일찍 거짓말을 배우고 진실과 거짓말에 대한 분별력이 생길수록 더 거짓말을 잘 하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 가정에서 평범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만 4세 아이들은 2시간에 한 번, 만 6세 아이들은 한 시간에 한 번씩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96%의 아이들은 기도시간에도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어렸을 때도 거짓말을 했는데, 부모님께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라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거짓말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숙제는 아이에게는 덜 중요한 일이지만 부모님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확인하게 되어 부모님께 거짓말을 들키게 된 것입니다.
아이가 흔히 하는 거짓말 중에서 숙제를 다 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부모님께서 화를 내실 것이라고 생각되니까 혼날 것이 두려워서 우선 거짓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놀 시간이 없거나 학습에만 시간을 할애하도록 일과를 계획했다면 거짓말은 물론 학습 효과도 낮게 되므로 자녀와 함께 학습 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외출해서 관리가 어려운 시간에는 맘껏 놀도록 하고 부모님께서 귀가하신 이후에 아이가 숙제를 하도록 아이가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아이의 거짓말은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거짓말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이유는 부모님들이 자녀가 거짓말을 했을 때 거짓말을 한 것보다는 자녀의 숙제에 대해서만 꾸중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잘못이라고 느끼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엄마가 “숙제했어?”라고 물을 때 숙제를 하지 않고도 “네, 숙제 했어요!”라고 거짓말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숙제도 안하고 게임하고 놀았어! 그럼 빨리 숙제부터 해야지!”라고 말씀하게 되면 아이는 거짓말은 괜찮고 숙제를 안했는데 게임을 했기 때문에 꾸중을 듣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거짓말은 성공하면 좋은 것이고 거짓말에 실패해서 부모님께 꾸중을 되었을 때만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거짓말을 해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본 경험이 있다면 점점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실제로 아이들의 30% 이상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만 7세에도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앞으로도 거짓말을 계속 하게 될 것이라고 연구 결과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네가 그랬다 해도 화내지 않을께. 거짓말 하지 않고 사실을 말해주면 아빠, 엄마는 정말 기쁠거야”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했을 때도 사랑할 것이고 나쁜 일을 했더라고 아이가 많이 꾸지람을 듣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다 아는 상황일 때는 질문하지 말고 생각을 말해 주세요. 자녀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애정을 받고 싶은 마음은 많으면서도 자신의 발달에 적합하게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해주려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서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말보다는 정직함이 세상을 사는 지혜라는 것을 부모님께서 자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