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으로-09]
“어떤 사람은 삼루에서 태어나놓고 자기들이 삼루타를 친 줄 압니다. 뭐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지만 자랑스러워 하는 꼴은 보기 좀 민망하죠.”(드라마 <스토브 리그> 중)
어쩌자고 저런 자리에 뿌리를 내렸을꼬.
‘삼루’라고 할 자리는 결코 아니다.
가까스로 안간힘으로 뿌리내린 생. 그리하여 지금은 동백꽃 필 무렵. 심겨진 자리에서 발 디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꽃을 피웠다.
돌담에 도드라지게 새긴 부조 같다. 돌담과 한 몸이 되었다. 거센 바람을 이기고 버티기 위해 쌓아올린 돌담. 그 돌담 트매기에서 제 키를 키우고 뻗어나간 동백. 견디고 이겨낸 것들이 한데 만났다.
글=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김창헌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 2020년 3월호에 게재됐던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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