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란 교수 자녀교육 일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얼굴이 다르고 성격도 다릅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은 “우리 아이는 원래 그래”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가르치지 않았는데,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성격, 성향이 다른데 이렇게 원래 타고난 성격, 성향을 ‘기질’이라고 말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다르게 반응하는데 초기영아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토마스와 체스가 기질에 대하여 연구하였는데 기질은 아기때 뿐만 아니라 성인기까지 유지되는 성격의 모체입니다.
기질은 9가지 요소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①활동적인 시간과 활동하지 않는 기간을 비교하여 활동수준 ② 잠자기, 깨어있는 상황, 배고프거나 대,소변을 보는 등의 신체적인 기능을 얼마나 규칙적으로 하는지, 환경에 대한 자극으로 행동이 변화되는 산만성 등 ③ 새로운 장난감. 처음 먹는 음식, 낯선 사람에 대한 접근성, ④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성, ⑤ 움직이는 장난감 등을 보는 주의집중시간, ⑥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과 같이 한 행동에 몰두하는 정도, ⑦ 웃고 울고 말하는 등 반응 강도, ⑧ 반응을 하기 시작하는 자극 강도, ⑨ 불쾌감이나 불친절한 행동, 다정하고 즐거워하는 분위기 등을 기준으로 순한 아이와 까다로운 아이, 그리고 느린 아이 이렇게 3가지로 기질 유형을 분류합니다.
기질은 아동기, 청소년기까지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자녀의 기질에 대해 알고 자녀의 기질에 맞는 방법으로 양육한다면 변하지 않는 자녀의 기질에 대한 장점은 좋은 점이 될 수 있고 단점도 장점으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낯선 환경에서도 큰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평소 먹고, 자고 놀때에도 크게 울거나 떼 부리지 않고 평온하게 지내서 키우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순한 기질의 자녀를 양육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많이 표현하지 않고 극대화된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아이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알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순한 기질의 아이는 많이 표현하지 않을 뿐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은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가 여러 명이거나 일상이 바쁜 부모님이라면 순한 기질의 아이가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 채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계속 요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자신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부모님의 요구에 따르기 위해 스트레스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없어서 성장한 이후에도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주변 사람들이 요청하게 되면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 상황에 처할수도 있습니다.
자녀가 순한 기질의 아이라면 작은 표정이나 몸짓 변화를 관찰하여서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반응해주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해도 된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게 도와주고 원하는 것은 더 가질 수 있도록, 싫어하는 것은 거부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가 자신이 감정을 표현할 때 민감하게 알아주지 않고 부모의 요구에만 따르게 된다면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 타인의 요구에 NO! 라고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의사를 표현하지 못해서 burn out 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기질에 대해 생각해보셨는지요? 어떤 기질이던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지만 부모가 변화시키기보다는 장점은 더 좋은 상황으로, 단점은 이렇게 양육하면 조금 더 좋아질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신다면 자녀의 좋은 점을 성장시키고 나쁜 점을 보완하면서 부모님께서 양육하시는 동안 조금 더 편안하게 아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문의 : kimklan@kwu.ac.kr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