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생각]

“봄의 꽃들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죽고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다.”

봄, 꽃의 낙화를 묘사한 작가 김훈의 산문(‘자전거 여행’)은 인생의 소멸과 뗄 수 없는 서정이어서 더 꽂힌다.

하여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하나의 문제(정재찬·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잇대진다.

비단 ‘봄, 꽃’뿐일까, ‘가을, 낙엽’이 이와 다르지 않았다.

마치 군함마냥 커다랗고 묵직한 이파리들, 일본목련이다.

꽃 만큼 잎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삶의 모든 과정을 알뜰히 다 거치고 마침내 소멸에 이르렀다.

“가을 낙엽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커다란 잎은 무겁게 죽고 작은 잎은 가볍게 죽는데, 저 잎 떨구면 가을은 다 간 것이다.”

‘김훈 식’의 서정이 절로 읊조려진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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