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8월 광주창업포럼, 그 뜨거웠던 열기 속으로
요즘 가장 힙한 창업 및 투자 관련 이슈를 이야기한다면 광주 청년들은 이구동성 광주창업포럼을 꼽을 것이다. 광주 소재 주요창업공간에서 개최되는 광주창업포럼은 8월(31일), 첨단기술의 연구 산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열렸다. 250여명이 모여앉아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인상적이었다.
올해 세 번째인 8월 창업포럼은 그 동안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도 앞자리부터 가득 채운 창업자들의 열기를 식힐 수는 없었다.
매 회차마다 특색있는 주제로 지역 내 (예비)창업자 및 스타트업, 창업유관기관, 투자자 등 광주지역 창업을 주도하는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행사의 시작은 시끌벅적했다.
‘지역특화산업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주제에 걸맞는 사람들과의 귀한 만남의 장이 열린 것이다.
특히 투자 유치를 위한 IR(투자 유치 홍보) 피칭은 우리 지역 우수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투자를 유치하는지 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어 참여한 창업자들에게 꿀팁이 됐다. 또 인천광역시의 스타트업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 공유를 통해 우리 지역 창업 및 투자생태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뜻깊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힘
이날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인상깊었던 점은 오룡관을 울린 지역 청년대표의 이야기였다.
포럼의 스타트를 끊은 ‘이어드림’의 김홍만 대표는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로맨티스트와 같았다. 사회에서 지친 이들에게 무제한으로 꽃을 제공하는 플라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어드림은 1만3000%의 펀딩률을 보이며 기업의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뒤 이어 반려인구 1500만 시대를 배경으로 창업한 ‘시고르자브종’ 홍주영 대표의 IR이 이어졌다. 인공지능을 도입해 강아지 사이즈에 맞는 의류를 제공하는 플랫폼 ‘도글리’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동물 신체정보 예측 시스템을 가동해 사이즈 등을 분석해 의류를 소개받는 서비스다. 광주과학기술원의 인재들이 모인 ‘시고르자브종’ 팀은 구매자들의 수요를 분석한 사업 아이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마지막 주자는 틈새시장인 중년층 플랫폼 ‘오이’를 제공하는 ‘비바라비다’의 마석완 대표였다. ‘나우족’, ‘노무족’과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중년층은 블루오션 시장이었지만, MZ세대들을 위한 플랫폼엔 쉽게 융화될 수 없었던 게 현실이다. 그런 시장을 공략한 마석완 대표는 세대를 연결하는 흐름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인천의 빅웨이브, 광주에 다다르다
‘지역특화산업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8월 창업포럼엔 국제도시 인천에서도 손님이 찾아왔다. 투자 생태계에 빅웨이브를 일으키고 있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인천광역시와의 협력파트너십을 통한 투자 유치 플랫폼 브랜드 빅웨이브(BiiG WAVE)를 개방했다. 빅웨이브는 인천형 벤처창업기업 육성과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근간이 됐고, 인천지역 투자리딩 전문기관으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투자 재원을 1000만 원에서 600억 원으로 확대한 괄목할 만한 성과와 관련,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장안나 투자본부장은 지역 내 네트워킹을 강화한 각 기관 및 연계 Value-UP 지원을 강조했다.
유니콘 기업 발굴을 목표로 하는 빅웨이브 플랫폼 사례는 마치 큰 파도처럼 광주창업포럼 참여자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인문과 경영의 융합 ‘생각의 차이가…’
앞선 강연이 뇌리에서 채 떠나가기 전 창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이같은 슬로건을 내세운 강연자가 시선을 강탈했다. 그는 생각의 혁명을 이야기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경희대학교 교수 이동규였다.
이 교수의 ‘창업 성공이 아닌 일류로서의 성장 이야기’라는 주제 강연은 듣는 이들의 물음표 가득한 표정을 느낌표로 바꿨다. 이 교수는 강의에서 “생각과 사고 방식의 차이가 경영 및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영감을 일으키는 중요 요소이며, 일류로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사회는 창의력을 요구한다”면서 “우리의 생각이 혁신을 내포하고 있는가?”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새로운 생각을 가지는 시각은 기존의 배운 것을 다시 버리는 사고의 전환을 요구한다”면서 “즉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문학적과 경영학적의 융합적 사고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난세에 나타난 영웅 또한 사람이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영감 얻기 위해서 우리는 어쩌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그의 강연은 끝났다.
창업자들 만남 공간 ‘광주창업포럼’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 지역 창업 생태계의 시작 ‘광주창업포럼’ 중심에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하상용 센터장은 “광주지역의 창업·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만나는 장이 ‘광주창업포럼’”이라면서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열리는 이 모임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고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의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선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8월 마지막 날의 광주의 창업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공식 포럼은 사회자의 말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창업포럼의 장을 떠나지 못했다.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고, 누군가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구가 컸다.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창업자들과 다양한 창업 전문가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많은 이야기가 꽃피울수록 하나의 확신이 자리 잡았다. ‘모든 스타트업에게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혼자가 아닌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혁신적인 동행의 결과물’이라는 것.
이 동행에 투자자와 전문가 뿐만 아니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임직원들도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광주의 내:일이 너무나도 기대되는 하루였다.
박하영 광주창조경제지원센터 경영지원본부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