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드래곤즈, 14일 안산 원정 경기서 121일만 승리
K리그2 전남드래곤즈의 이장관 감독이 부임 3개월여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지난 6월 12일 데뷔전을 치른 이 감독은 세 달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14일 열린 안산 원정 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두며 오랜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남드래곤즈는 지난 14일 오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39라운드 안산그리너스FC와의 원정 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뒀다.
전남은 4-4-2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임민혁이 골문을 지켰고 김수범-김태현-고태원-이후권이 포백을 이뤘다. 박성결-유헤이-이석현-김현욱이 중원에 위치했고 발로텔리와 박인혁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안산은 3-4-3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김선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권영호-김영남-김민호가 쓰리백에 자리잡았다. 이준희-김보섭-이상민-박동휘가 허리를 구성했고 최건주-김경준-두아르테가 공격 진영에 자리잡았다.
승리에 대한 갈증으로 목이 마른 전남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분만에 발로텔리의 유효 슈팅이 나왔다. 안산 김선우 골키퍼 품에 안기긴 했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분위기를 잡은 전남은 전반 9분, 먼저 골문을 열었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던 안산이 김선우 골키퍼에게까지 후퇴시켰고, 킥 미스가 나오며 발로텔리의 발에 떨어졌다. 발로텔리는 곧바로 옆에 있던 박인혁에게 연결했고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17분에는 안산이 반격을 시도했으나 임민혁 골키퍼의 주먹이 빛났다. 김경준의 슈팅을 펀칭으로 방어했고, 이어 박동휘의 세컨볼 슈팅까지 재차 펀칭해냈다.
임민혁의 선방으로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린 전남은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발로텔리가 발등으로 띄워준 공을 박인혁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에 이어 또다시 발로텔리와 박인혁 조합이 빛난 장면이었다.
전반 33분에는 발로텔리가 직접 해결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수비 진영에서 상대의 공을 탈취해 페널티박스까지 질주한 후 최종 수비까지 무너뜨리며 그대로 슈팅까지 연결했다. 33분 만에 공격포인트 세 개를 올리며 완벽하게 공격 감각을 되찾았다.
전반 39분, 김태현의 투지가 빛났다. 페널티 라인 부근에서 상대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튀었고, 이를 이준희가 정확한 헤더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골대로 들어가는 공을 김태현이 날아오르며 차냈다.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에 막아내며 사실상 득점과도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태현의 투지에 공격진이 화답했다. 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박인혁의 슈팅을 김선우 골키퍼가 손바닥으로 막아냈지만 김현욱이 세컨볼 찬스를 맞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전반에만 무려 네 골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은 전남이었다.
이후 양 팀은 추가적인 공방 없이 전반을 4-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서도 전남은 폭풍 같은 공격을 몰아쳤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이후권이 득점을 터트리며 5골 차 리드를 잡았다. 유헤이의 코너킥이 상대 머리에 맞고 애매한 공간에 떨어지자 이후권이 곧장 발등에 얹었다. 이후권은 두 경기 연속으로 득점을 터트리며 자신감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후반 4분, 한 차례 더 행운의 득점이 나왔다. 안산 수비가 헤더로 김선우 골키퍼에게 공을 줬지만, 완벽하게 끌어안지 못했고 발로텔리가 바닥에 닿은 공을 탈취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발로텔리의 발에 맞고 골라인을 벗어날 수도 있었지만, 골대에 맞고 또다시 발로텔리의 발아래에 떨어지며 허벅지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행운의 도움에 이어 득점까지, 발로텔리에게는 그야말로 ‘뭘해도 되는 날’이었다.
후반 18분에는 임민혁의 손이 한 차례 더 빛났다. 두아르테의 크로스를 펀칭해냈고, 세컨볼 상황에서 티아고의 힐킥을 손바닥으로 쳐내며 만회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26분, 안산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두아르테의 킥을 이준희가 머리로 떨어뜨렸고, 장유섭이 뒤로 넘어지며 방향만 바꿔놓은 것이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전남은 다시 여섯 골 차로 달아났다. 후반 35분, 임찬울이 팀의 일곱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임찬울은 왼쪽 측면에서 가벼운 볼 터치로 세 명의 수비를 무력화했고, 강한 힘을 실으며 슈팅했다.
결국 전남은 7-1, 무려 여섯 골 차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이장관 감독의 프로 데뷔 첫 승이자 121일만의 승리를 장식했다.
이장관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나보다 기쁜 사람은 없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속앓이는 했지만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마음을 알아주고 최선을 다해 경기해줘서 고맙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규빈 기자 gangstar@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