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10대들, 피싱메시지 `가짜’ 식별 능력↓

EBS 방송 장면.
EBS 방송 장면.

 어느 날 여러분이 유명 통신사 명의로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다’는 피싱 메시지를 받는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들의 정보 신뢰성 평가 평균 식별률이 47%인데 비해 한국 학생들은 25.6%에 그쳐 꼴찌였다.

 디지털 세상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타당성, 불공정성을 얼마나 잘 판단하는지 온라인 추론 능력을 조사한 것이다. MZ세대가 디지털 기술에는 익숙하지만, 타당성이나 공정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결과이다.

 요즘처럼 자극적이고 가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 편향성을 판단하는 수준, 즉 한국 디지털 문해력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OECD 회원국 위주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를 세계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만 15세를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보통 3년마다 진행한다.

 최근 PISA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 의하면 한국의 학생(중3, 고1)들은 사기성 전자우편(피싱 메일)을 식별하는 역량 평가에서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 교육’ 조사 항목에서도 역시, 한국 교육은 평균 이하의 그룹에 속했다.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4대 핵심역량으로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협업과 더불어 디지털 리터러시를 꼽았다.

 OECD는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허위보도나 피싱 메일 등 편향되거나 악의적인 정보를 판별할 능력을 기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유네스코는 디지털 리터러시 구현 능력이 없을 시 문맹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을 정도이다.

 디지털 문해력 격차와 `소득 격차’↑

 디지털 문해력 격차가 `학습 능력 격차’, 성인이 된 후 `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중고교생 1만3141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 경제력에 따라 디지털 문해력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의 `Z세대 서울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학교 환경의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정보 활용, 미디어 비판 능력 등에 대한 개개인의 능력은 가정의 경제 수준 차이에 따라 최대 9.1%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하고 있어요. 어휘력이 떨어져 있음을 실감하고 있어요”라고 광주 ○○중학교 교사는 “학생마다 다르지만, 수업 진행에 불편을 느낀적이 있다”고 우려했다.

 2018년, 미국 MIT 미디어랩 연구팀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6배 더 빠르게 확산한다고 밝혔다. 수많은 개인들이 생산한 검증되지 않은 현실에서 리터러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코로나 19등 학교 교실에서도 디지털 기기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문해력 교육은 소극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디지털 교육 기반이 열악한 지역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취약계층에게 `핀셋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컨텐츠 소비 위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역량 중의 하나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덴마크·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디지털 사회 선진국에서는 디지털 관련한 주요 정책들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디지털 교육 정책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교육부는 미래 대응을 위한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초소양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혁신을 추진 과제로 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교과 교육 내 디지털 리터리시 교육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중학교의 경우 멀티미디어 활용,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발표 수업은 빈번한 반면, 사이버 안전과 디지털 시민성, 컴퓨팅 사고력을 가르치는 수업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하였다.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소비하는 활동에만 익숙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유용한 정보 생산 능력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진짜’ 정보를 읽는 능력을 키워라

 눈여겨 볼 사례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선도하는 지역은 부산시교육청이다.

 2018년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활동을 실시하였고,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부산형 디지털 리터러시 교과 개설을 하게 되었으며, 올해부터는 중학교에서 정식교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부산형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지역문화 이해, 디지털 시민성, 디지털 정보 이해·활용·창조를 기반으로 소통과 협업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

 부산의 사례에서처럼 급변하는 매체환경, 범람하는 가짜뉴스 속에서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인 디지털리터러시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기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는 체계적인 공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디지털 정보의 격차는 또 다른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교육 여부 및 지역별 차이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인재 양성이라는 정량적 성과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술을 사용하여 주어진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사고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광주 교육도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정보·컴퓨터 수업, 디지털 기술 위주의 교육 보다는 사실과 허구의 구분, 인간관계, 변화 주도 등 새로운 도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시민성과 공동체를 위한 능동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교육이 되길 희망한다.

 김성훈 (광주 광산구 교육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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