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 액션’에 참여하며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광주 시리즈’ 행사에 참여해 `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들의 액션’을 펼치고 있는 청소년들.  `살구씨’ 제공.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광주 시리즈’ 행사에 참여해 `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들의 액션’을 펼치고 있는 청소년들. `살구씨’ 제공.

 

 2019년 11월 유네스코는 인종차별과 차별 문제의 실태를 알리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인종 차별과 차별에 관한 마스터 클래스 시리즈(Master Class Series on Racism and Discrimination) 행사를 처음 열었다. 마스터 클래스는 청소년들이 변화의 주체로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차별 문제에 대화와 토론하고 함께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현재 국제도시연합(ICCAR)과 협업을 통해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여 인종차별, 성별에 기반한 차별 문제, 장애인 차별 등의 다양한 차별 문제를 다루는 마스터 클래스 시리즈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유네스코 아태지역 차별반대 도시연합(UNESCO APCAD)의 의장 도시로서 지난 2022년 8월 8일 광주광역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차세대 반차별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광주 시리즈’ 행사를 특별 기획했다.

 특히 이번 광주 시리즈는 코로나로 더 활발해진 온라인 소통 상황에서 늘고 혐오 문제에 초점을 맞춰 `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들의 액션’을 주제로 기획됐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광주광역시 청소년들이 온라인 혐오 문제를 차별 관점에서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탐구하고, 이를 학교와 지역사회에 알리고 함께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는 데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고교생 4명(표채윤·이하민·김강훈·임진수)이 `살’만한 세상을 `구’하는 `씨’앗이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 본보에 기고했다. 일명 `살구씨’ 학생들은 땅에 심어지고 곧이어 커다란 나무로 성장해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그늘이 되길 소망한다. 힘든 이에게는 살구처럼 달달한 한 마디를 건네어 고픔을 달래주고 남겨진 살구씨는 또 다른 희망을 심어 세상에 번지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이같은 고등학생들이 밝은 빛이 되길, 그들이 꿈꾸는 이상이 헛된 꿈이 아니길, 목표를 향해 비상해 희망 세상에 이르길 소망한다. (편집자주)

 코로나로 인해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문제를 경험하고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였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실시하여 더 나은 일자리 환경을 조성하였고 상점들은 무인 키오스크를 도입하여 인건비를 아꼈다. 물질 문화에서는 새로운 분야들이 나오며 발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물질문화가 아닌 문화나 윤리와 같은 비물질문화들은 발전과는 거리가 먼 현상이 여전하다.

 코로나로 인한 사람들의 분노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향해졌고 소수자들은 비난을 받기 시작하게 된다.

 2020년 5월 9일 이태원 클럽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해졌다. 인터넷에서는 `게이’와 `성소수자’라는 키워드가 다수 언급이 되며 그들을 향한 이유 없는 혐오가 지속되었다.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코로나 시국에 클럽을 방문한 점에서 혐오가 발생한 게 아니라, 그저 `성소수자’라는 이유였다는 점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한 분노를 성소수자들에게 표출하게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모순을 느끼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배우고 경험하며 이를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고 있는 학생들 입장에서 보니 이건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라 생각되었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같은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할지 고민하던 중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광주에서 주최하는 `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 액션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온라인 차별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대응하기 위해 이야기하며 토로하던 도중 `혐오에 대한 자유는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누군가 “혐오에 자유는 존재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혐오에 자유가 존재한다”고 답할 것이다. 자유란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자신이 누군가 혹은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혐오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건 별다른 문제다.

 우리는 개인이 집단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옛날에는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굳게 믿어왔고,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은 무시했다. 하지만 결국 과학은 진실을 밝혀냈고 사람들이 굳게 믿던 신념과 믿음은 허구가 되었다. 결국 모든 이의 가치관을 바꾸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이 있기에 표현에는 자유가 있다고 분명하게 믿고 있다. 하지만 과연 “혐오에도 자유가 있을까?”라는 질문엔 여러 고민 끝 `혐오에도 자유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그 뒤에 `혐오 표현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조건을 붙이지 않을 수 없었다.

 혐오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지만 혐오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피해자 자신은 헌법이나 인격의 도리를 어긴 것이 아닌, 우리가 그렇게도 꿈꾸고 이루려 했던 `자유’를 추구한 것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동성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깨닫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렵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유교 문화가 상당히 영향을 미쳐 동성 간 연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하는 나라에서 동성애라는 자유를 억압하고 혐오 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모순이 아닌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는 누군가에게는 높은 기준을, 누군가에게는 낮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들은 아직 19살의 고등학교 3학년들이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와 사상, 관점, 견해 등은 다르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은 지녔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회적 약자들을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판단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배려하며 더 나은 세상을 꾸리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지켜보기만 한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목소리를 내 다음 세대엔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 우리의 목적은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고등학생 4명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지면을 내준 광주드림에 감사를 표하고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같은 마음을 전한다. 작은 물방울이 큰 파동을 만들기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살구씨 (표채윤·이하민·김강훈·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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