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협의체 시민 활동 모습.
자원순환협의체 시민 활동 모습.

 일상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이나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생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2019년 광주형 생활 쓰레기 제로 네트워크 시민실천단’이 발족해 `자원순환 도시 광주’를 목표로 다양한 실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듬해인 2020년 `광주형 자원순환 협의체’로 재정비하면서 시민, 전문가, 기업, 행정, 의회 등 자원순환 관련 대표성을 띤 실무자들이 모여 쓰레기 감량, 재활용 활성화 및 녹색소비 확산을 위한 자원순환 정책과 방안 등을 제시하는 활동을 펼쳤고, 2021년에는 자원순환 마을 공모사업과 시민 실천사업을 통해 자원순환 사회로 한 발 더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자원순환 시민 실천사업’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종이팩 수거함 온라인 지도 제작

 우리 집서 가장 가까운 수거함은?

 자원순환 의제를 실천하는 마을공동체라면 이것 만큼은 잘 실행하고 있을 법한 종이팩 분리 배출 활동. 그런데도 2020년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15.8%에 불과, 다른 재활용 품목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입니다. 우유·두유 등 음료를 마시면 나오는 종이팩과 멸균팩은 종이팩으로 분리해야 하지만 우리 주변 종이팩 수거함을 쉽게 찾을 수 없는 환경이어서 재활용률이 높지 않습니다.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는 종이팩 전용 수거함을 683곳, 891개를 배포했지만 지난해 말 실제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설치 비율은 60%에 그쳐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자원순환협의체는 종이팩 수거함 위치를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온라인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또 행정과 간담회를 통해 종이팩 전용 수거함을 더 많이 설치해 분리 배출을 편해야 하고,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반팩과 멸균팩 선별을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문강사 초청 교육

 다양한 자원순환 사례 배우고 확인

 광주 자원순환 협의체는 자원순환 거버넌스를 실현하고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전문 강사들을 초청하여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장을 비롯하여 양래교 알맹상점 공동대표, 정다운 보틀팩토리 대표에게 순환경제, 플라스틱 프리 어택 사례,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 등의 경험을 들었고, 지역에서는 최초로 제로웨이스트 팝업샵을 기획한 김지현 유어스텝 대표와 용봉동 마을발전소 장현규 사무국장에게 자원순환 의제 실천 과정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쓰레기가 우리의 손을 떠난 뒤 실제 처리되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우리 지역 환경기초시설과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타워파크, 서울 새활용플라자, SR도시금속회수센터를 견학했습니다. 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것보다 애초에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다회용기 도시락 시범사업

 배달 음식, 쓰레기 발생 않도록

 배달음식을 먹고 나면 일회용 수저·그릇·랩 포장 등 각종 쓰레기가 눈에 밟히고, 뜨거운 음식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의 유해성도 염려되지만 빠르고 편리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에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배달 음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고, 다회용기 문화 확산 독려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사회적기업 `워킹맘 맛들애’와 함께 `다회용기 도시락 시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6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도시락을 이용하여 총 4760개의 일회용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이용자 대다수가 일회용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고도 식사 해결이 가능함에 놀라며 다회용기 배달이 이른 시일 내 확산·정착돼야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남겨주었습니다.

자원순환협의체 시민 활동 모습.

 ▲ 1회용컵 보증금제 컵줍깅

 시민 100여 명 참여 3172개 수거

 1회용컵 보증금제란 빈 병 보증금제처럼 소비자가 카페나 페스트푸드 매장에서 1회용컵에 음료를 주문할 때 보증금을 내고, 추후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다시 돌려받는 제도입니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3만8000여곳에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환경부의 준비 부족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책임 회피, 현 정부의 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시행 3주를 앞두고 유예되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자원 순환활동가들과 시민들은 원래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예정이던 6월부터 매월 첫째 토요일에 약 한 시간 동안 충장로와 금남로에 버려진 1회용컵을 줍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컵, 뚜껑, 빨대 등 총 3172개의 쓰레기를 수거하였습니다.

 얼마 전 환경부는 12월 2일, 세종시와 제주도를 1회용컵 보증금제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내년 12월까지의 성과를 평가한 후 2024년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더욱이 당초 서로 다른 브랜드의 컵을 교차 반납하기로 한 계획도 바꾸어 같은 브랜드 컵만 반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간 사용되는 1회용컵 33억 개 중에서 재활용률 5% 미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타개할 현실적인 방안은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하루라도 앞당기는 것입니다.

 ▲ 공공기관 1회용품 모니터링

 회의·행사·축제 현장서 `찰칵’ 제보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공공기관 청사 및 공공기관 주최의 회의와 행사/축제 현장을 대상으로 1회용품 실태와 배출되는 쓰레기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2019년 4월 15일 전국 최초로 제정된 `광주광역시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에 따르면 시와 자치구가 주최하는 실내외 행사 및 회의에서 1회용 컵, 접시, 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1회용 수저, 포크, 나이프, 광고 선전물, 봉투, 쇼핑백, 응원용품, 비닐 식탁보 등 1회용품을 제공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시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행사비를 지원하는 기관·단체가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행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한편 2021년 7월 26일 시행된 환경부 국무총리훈령 `공공기관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에는 1회용품 및 플라스틱 제품 등의 사용을 줄여 1회용품 등 소비문화의 개선을 선도하기 위해 공공기관에서는 페트병에 넣은 먹는 물 및 음료수, 풍선, 우산 비닐 등의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다회용품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걱정하는 광주 시민이면 누구나 모니터링에 참여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SNS에 올라온 각종 회의, 행사, 축제 사진에 1회용품이 보이면 캡쳐하여 링크를 통해 제보하면 됩니다.

 1회용품 모니터링 제보 링크 https://bit.ly/3csO7BX

 이외에도 올해는 52주년 지구의날을 맞이하여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보고자 퇴비화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6월 1일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선거 과정에서 쏟아지는 각종 홍보물과 현수막 등 쓰레기를 줄이는 선거문화를 논의하고자 `쓰레기를 걱정하는 지선씨에게’ 공론장을 열었습니다. 또한 축제마다 의례적으로 제작하는 기념품 제작을 최대한 줄이고자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고 보관해둔 에코백 500여장을 모아 한국강의날 대회에서 재사용하였습니다.

 광주 자원순환 협의체는 앞으로도 애초에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지속가능한 다회용·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더욱 힘쓰고자 합니다. 한번 쓰고 쉽게 버리면서 탄소중립 2045 광주를 실현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김싱싱 (광주자원순환협의체 실무자)

 ※본 기고문은 광주광역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6차의제(2022~2026)와 연계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