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2→2:3 ‘졌지만 잘 싸웠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반전 허용한 두 골을 후반 들어 ‘광주대 출신’ 조규성의 머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끝내 한 골을 더 허용하며 2:3으로 석패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카타르 아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예선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대한민국은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전반전에만 두 골을 먼저 내줬다. 전반 18분까지 무려 7번의 코너킥을 얻어내며 기세를 올렸으나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허용했고 비슷한 패턴으로 추가골까지 내줬다.
전반 24분, 조르당 아예우가 골문에 바짝 붙여 올린 프리킥이 문전 앞에서 애매하게 떨어졌고, 이 공을 모하메드 살리수가 밀어 넣었다.
공이 모하메드 살리수의 발에 떨어지기에 앞서 김민재와 정우영의 머리에 맞고, 안드레 아예우의 손에 맞는 장면이 있었지만 핸드볼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VAR실과 교신 후 득점을 인정했고, 온필드 리뷰는 진행하지 않았다. 접촉에 고의성이 없었고, 득점자가 아니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선제골을 기록한 가나는 기세를 올리며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전반 34분, 왼쪽 측면에서 조르당 아예우가 크로스 한 공을 모하메드 쿠두스가 가볍게 머리로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허용했던 프리킥 위치와 비슷한 지점에서 올린 크로스에서 비롯된 추가골이었다. 대한민국은 이후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결국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준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하프타임에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대신 나상호를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와 함께 전반전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했던 황인범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격에 무게감을 더하자 전반 내내 잠잠하던 조규성의 움직임이 번뜩였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에 제대로 맞혔다. 다만 로렌스 아티 지기 골키퍼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내며 대한민국의 이번 월드컵 첫 유효 슈팅에 만족해야 했다.
유효 슈팅으로 달아오른 분위기에 이강인의 교체 투입은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후반 12분, 권창훈 대신 이강인이 공격에 투입됐고 1분 만에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타리크 램프티의 공을 탈취해 곧바로 문전으로 올렸다. 이 공을 다시 한번 조규성이 정확히 머리에 맞혔고,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3분 후, 조규성의 머리가 다시 한번 빛났다. 후반 16분,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의 공을 김진수가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로 연결했고 조규성이 그대로 다이빙하며 머리에 맞혔다. 이 골로 조규성은 대한민국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균형이 다시 깨졌다. 후반 23분, 측면을 활용한 가나의 공격 패턴에서 모하메드 쿠두스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기드온 멘사가 올려준 공을 이냐키 윌리엄스가 헛발질하며 불운에 우는 듯했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냐키 윌리엄스의 발에 닿지 못한 공이 모하메드 쿠두스의 발에 향했고, 낮고 빠른 슈팅으로 한 번 더 대한민국의 골문을 흔들었다.
2-3 리드를 내준 대한민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이강인, 손흥민, 김진수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마지막 교체 카드로 황의조를 투입한 데 이어 추가시간마저 모두 끝날 때까지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버스를 세운 가나의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10분 50초 경, 마지막 코너킥 찬스를 얻어냈으나 상대 선수의 근육 경련으로 인한 지연에도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한편 1무 1패(골득실 -1)로 조 4위에 자리 잡은 대한민국은 포르투갈과의 H조 예선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기록해야만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한규빈 기자 gangstar@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