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강점 살린 아이템 집중, 전국서 모이게
“초기 창업자들 쓰러지지 않도록 든든한 펀드 조성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투자예정 기업 협약식.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투자예정 기업 협약식.

 지역의 미래를 위해 소중하게 키워오고 있는 창업생태계가 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로 창업지원금이나 투자자금이 줄어드는 등 위기가 커져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일수록 광주시나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공공기관들은 과감하게 역할을 확대해 그간 타 지역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던 우리지역 창업생태계의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생각해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 22년 대한민국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에 따르면 21년 말 기준 벤처기업 수는 3만 7000여 개이며 이들의 매출액 합계는 2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7.8% 늘었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삼성(311조 원)에 이어 재계 2위 수준이다.

 고용 또한 벤처기업 종사자가 83만여 명으로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 고용인력 72만 명보다 11만 명 넘게 많았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이 고용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벤처기업 육성이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한국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벤처확인기업 수는 3만 5501개로 전년 대비 7.35% 줄었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대비 약 4% 감소, 대구·경북은 14%, 부산·울산·경남은 16%나 줄어 전체 감소율의 2배를 넘어섰다.

 이처럼 지역창업 생태계는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기회로 만들어 가는 방안이 없는 건 아니다.

 첫 번째는 적극적인 ‘지역 초기 창업펀드 조성’이다.

 포틀랜드 초기창업펀드(Portlad Seed Fund) 매니저인 제니퍼 린치는 ‘창업도시로 성공하는 좋은 방법’에 대해 “무엇보다 지역 초기창업 투자펀드가 강력한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도시를 사랑하는 이들을 설득해서 이런 펀드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틀랜드 초기창업펀드는 2011년 첫 번째 펀드를 조성할 때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나왔다. 그는 그 투자자들이 모두 “포틀랜드를 아끼는 사람들”이라면서 “자신들이 이룬 부를 사회에 되돌려줌으로써 새로운 기업들이 끊임없이 나오도록 돕고 싶어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창업자들은 단기간에 적은 위험으로 커다란 성과를 내기 바란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초기 창업자들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수의 유니콘기업 역시 초기 창업 시기를 거쳐 지금의 입지에 도달한 것이다. 능력 있는 초기창업자들이 양성돼야만 유니콘기업이 많이 탄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며, 이들에 대한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

 한 가지 사례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우리 지역의 선배 사업가들을 비롯해서 대학 총장, 의사, 변호사들과 성공 벤처창업자 등 60명과 함께 ‘초기창업 개인투자조합 1, 2, 3호 펀드’를 결성했고 이 투자금으로 지난 1년 동안 인공지능 창업자 등 10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자로 참여한 분들은 “당연히 위험요소도 있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참여했다”고 말한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정부 주도하 벤처기업을 육성하고자 노력했으나, 당시 경제 상황 등과 민간이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이 맞물려 벤처기업은 거품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그때완 다르게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고, 광주 역시 민간의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강기정 시장이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업펀드 조성’, ‘스타트업 밸리 조성’ 등 굵직한 공약을 내세운 마당이어서 창업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업 성공률이 높은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두 번째, ‘지역특화 창업 육성’이 중요하다.

 지역 창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이미 크게 성공을 거둔 분야나 창업자들을 키우는 데 필요한 경험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로 집중하여 특화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광주, 창업성공률이 높은 도시' 선포식.

 우리 광주는 이미 기아차와 GGM, 삼성전자 광주공장 등 굵직한 제조기업이 자리잡고 있고, 지역 건설업체는 전국을 휘어잡을 정도로 큰 성공을 이뤄내 지역 대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몇 년 전부터는 인공지능 산업을 특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최근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도 가중하고 있다. 또한 ‘광주비엔날레’와 ‘김치축제’ 등으로 상징되는 문화예술, 음식 등 콘텐츠 산업 역시 빠질 수 없는 우리의 강점이자, 특화 산업군이다.

 이같은 지역의 강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련 스타트업을 성장·발전시킨다면 전국에서 같은 아이템으로 사업하는 창업자들이 광주로 모일 것이고,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독특한 창업 도시가 될 것이다.

 전국이 이같이 특화된 창업도시로 발달해 간다면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민관학연이 모두 손잡고 튼튼한 지역 창업생태계를 만들어가는 2023년 새해를 기대한다.

 하상용(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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