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포털뉴스에 각종 중독 소식이 올라온다.

 배우 유아인 씨의 마약 투약 소식, 전두환 씨 손자가 마약하고 유튜브 생중계하는 모습,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장남의 마약 투약 소식, 중학생이 텔레그램으로 마약 주문,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구매했다는 소식,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망가져가는 마약 중독자의 모습까지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불법 인터넷 도박 중독, 알콜 중독 등 매일 중독 관련 뉴스가 올라온다.

 사이비 종교도 중독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누군가는 JMS에 빠지는 것을 ‘마약 중독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더라. JMS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믿어야 살고, 끊으면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도록 세뇌시킨다는 거다.

 그럼 왜 사람들은 ‘중독’에 빠질까?

 보통은 그런다.

 “설마 우리 주변에 누가 마약을 할까? 설마 사이비에 빠질까? 뭔가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일 거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과연 그럴까? 우리는 중독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일까?

 중독 기사에 너무 ‘과민 반응’도 문제지만, 너무 ‘안전지대’라고 믿을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단 마약뿐만 아니라 “여러 중독 문제”는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찾아올 수 있는 취약성의 한 영역인 거다.

 우린 중독과 무관한 삶일까?

 일단 마약 부분을 살펴보자.

 지난해 마약사범은 1만8395명으로 검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마약류 범죄 암수범죄율(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율)은 최소 28.6배로, 실제 인원은 100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렇다. 이정도면 마약의 손길이 ‘사람, 성별, 연령, 직업, 지역’ 등 그 대상을 안가린다는걸 짐작할 수 있다.

 세상의 중독거리들은 사실 많다.

 ‘알콜중독, 도박중독, 물질중독, 섹스중독, 쇼핑중독, 저장강박, 사이비종교 중독, 특정 행위 중독’ 등 말이다.

 중독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중독거리를 찾는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알콜 중독을 예로 들어보자. 세상 부러울 거 없어 보이는 사람 중 의외로 알콜중독인 경우도 많다. 서서히 몸이 망가지고, 일이 망가지고, 사회적 관계가 망가지는 수순으로 간다.

 술도 그러한데 마약은 더하다.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 시작은 호기심에, 누군가의 권유로, 혹은 불안, 분노, 외로움, 지루함 등의 심리적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수롭지 않게 마약을 찾게 된다. 시작은 이유가 있으나 나중은 매번 변명할 이유를 만든다. 그렇게 절제력을 잃고 빠져든다.

 도박 중독도, 기타 중독도 마찬가지다. 해놓고 괴로우면서도 끊어내질 못한다. 망가지고 바닥칠 때 까지 스스로를 몰아간다. 범죄이기 이전에 “병”이기에 그렇다.

 과거 약물중독 상담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 있다.

 광주교도소 집단 상담에 참여했던 60대 사랑님(가명)이 출소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앞으로는 절대로 안할렵니다.” 6개월 뒤 그 분을 목포교도소에서 다시 만났다.

 “선생님, 저 또 들어왔어요. 나가자마자 바로 걸려 또 들어왔어요.”

 그렇다. 중독이란게 그렇다. 그렇게 무서운거다.

 당시 필자가 만났던 분들은 수갑을 걷어내면 우리 이웃으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단순 범죄자를 넘어 지속적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죽는 그날까지 단약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마약류범죄백서’(2012~2021)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대치인 450명을 기록했다한다. 10년 전 2011년 41명의 11배다. 10대들은 마약류를 구할 때 주로 메신저 비밀 채팅방을 활용한다고 한다. 젊은층의 약물 인구 증가 또한 심각하게 바라봐야할 부분이다.

 세상의 여러 중독들!

 중독의 원인이 뭘까?

 복합적 문제, 해결책도 복합적으로

 어떻게 중독에서 벗어나야 할까?

 사실 중독은 복합 문제다. 그래서 그 해결책도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크게 세가지 차원에서 말하고 싶다.

 첫째, 개인적 차원이다. 본인 스스로의 자각과 각성 그리고 중독에 의존된 삶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중독자모임에 참석해서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과 함께 중독을 이겨 내보는 것도 권한다.

 둘째, 중독자 가족 혹은 주변의 삶도 혼돈은 마찬가지다. 중독 반복, 실패를 옆에서 봐줘야하니 그렇다. 그러다 결국 가족도 지쳐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결국 중독자 혼자 남는다. 중간에 묵묵히 지켜줄, 도움 줄 대상의 상실은 외로움과 고립을 부른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가족의 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셋째, 사회적 차원이다. 중독되기 전 예방이 중요하다. 교육이 중요하다. 관심이 중요하다. 개인병이 아닌 사회병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시각이 중요하다.

 일부에선 그런다. “왜 본인의 과오를 사회가 돌봐야하냐?"

 결국 그들은 남이 아니다.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수렁에 빠진 자는 손잡아주고, 병든 자는 도와주고, 서로 보완해가며 살아가는게 인간계의 숙명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중독의 반대말은 “관계”가 아닐까?

 세상의 각종 중독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이 사회 안에 있다. 좀 더 건강한 자원을 가진 이들이 살피고 도울 때다.

 특히 마약 중독? 이는 범법 행위다. 그러나 그들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이기도 하다. 그들이 회복되어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포용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쩜 치료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조윤정 (여성비전네트워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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