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기후 범죄 재판·수중 퍼포먼스 등 눈길
강기정 시장 “9개 파빌리온 장기적 상설화 지향”

광주시립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 전시.
광주시립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 전시.

 지난 7일 개막한 광주비엔날레가 ‘파빌리온(특별관) 임팩트’로 달아오르고 있다.

 미술관에서 기후 범죄 재판이 열리고, 작가가 직접 수조에 들어가 생명의 시작과 끝인 ‘물’을 이야기한다.

 각 나라 작가들이 각각의 전시를 통해 기후 문제, 전통문화 등을 주제로 그림 뿐만 아니라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광주 곳곳에선 비엔날레 본전시 7월 9일까지 9개의 파빌리온이 함께 운영돼 세계 문화의 플랫폼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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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
광주시립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네덜란드 파빌리온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

 강기정 광주시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파빌리온은 각국 대사, 대사관, 문화관이 옮겨오는 효과를 낸다”면서 “광주비엔날레에서 운영하는 9개국 파빌리온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상설화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파빌리온 전시장 중 한 곳은 광주시립미술관이다.

 네덜란드관인 이곳에선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 멸종전쟁’이 진행 중이다.

 모래주머니, 석유 배럴, 철조망… 전쟁을 연상시키는 설치물 사이 현재까지 멸종된 동·식물 종들의 이미지가 그려진 표지판이 선명하다. 이곳엔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에 의해 국가와 기업이 저지른 기후 범죄를 기소하는 재판소가 꾸려져 있다. 동물과 식물 등 살아있는 자연을 절멸시키는 인간의 군사 행동이 ‘멸종전쟁’으로 명명됐다.

 전시를 구상한 요나드 스탈·라다 드수자 작가는 네덜란드의 학자이자 작가, 변호사다. 2021년 국가와 기업이 저지른 환경범죄를 기소할 목적으로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를 설립했다.

 이번 전시에선 한국의 군산복합체를 지목해 국가와 특정 기업을 기후범죄 혐의로 기소한다. 전시 기간 동안 3회의 재판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대중은 배심원 역할로 참석해 여러 사회운동 단체의 증언을 청취하며 발언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잠이 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 동곡미술관 파빌리온 이탈리아관에선 ‘물’을 통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그린다. 특히 아그네스 퀘스천마크 작가의 ‘Drowned in living waters’(2023) 퍼포먼스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가가 직접 커다란 수조 속에 들어가 꽤 오랜 시간 잠수한다. 수중 퍼포먼스는 양수 안에 떠있는 태아 상태를 상징한다.

동곡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잠이 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 전시 중 아그네스 퀘스천마크 작가가 수중 퍼포먼스 펼치고 있다.
동곡미술관에 위치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잠이 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 전시 중 아그네스 퀘스천마크 작가가 수중 퍼포먼스 펼치고 있다.

 ‘물’을 생명의 시작과 과정의 필수적인 물질로 여김과 동시에 결국 물로 회귀한다는, 만물의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일깨움이다.

 14회 광주비엔날레(4월7일~7월9일)에선 이곳 외에도 모두 9개의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네덜란드·스위스·이스라엘·우크라이나 등 유럽·아시아 9개국과 협업한 역대 최대 규모 전시다.

 광주비엔날레는 2018년부터 파빌리온 형태의 국가관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2018년 3개국, 2021년 2개국 기관이 참여한 바 있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광주비엔날레에서 운영하는 9개국 파빌리온(특별관)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상설화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현재 9개 국가관 가운데 7개가 개관했고, 5개 개관식에 직접 참석했다”며 “그때마다 대사, 부대사, 문화원장, 각국 큐레이터와 문화 예술을 매개로 상호 현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참여국을 30개로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비엔날레 기간 설치했다가 철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베니스 비엔날레처럼 국가관을 상설화하는 것을 지향할 것”이라면서 “해당 국가의 공연, 부대행사도 열리게 되니 파빌리온은 문화 대사관, 문화·외교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시연 인턴기자 cit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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