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공조’(공기조화) 외면하면
되레 병 키우는 원상 된다

공조는 건물에 마스크를 씌우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이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걸러내듯, 건물도 공조기를 통해 외부공기와 내부공기를 교환시킵니다. 픽사베이 이미지.
공조는 건물에 마스크를 씌우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이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걸러내듯, 건물도 공조기를 통해 외부공기와 내부공기를 교환시킵니다. 픽사베이 이미지.

 예전에 TV에서 병원 덕트 안 수북이 쌓인 먼지를 봤습니다. 이후 병원의 공기 질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들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공조(공기조화) 시설이 전혀 되지 않는 병원도 있다고 하니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생각입니다.

 병원에서 소독 냄새·약 냄새 등이 진동하는 건 실내 공기를 밖으로 제대로 배기시켜주지 못하는 게 중요한 요인입니다. 에너지 절약 차원이든지 아니면 덕트 안 수북이 쌓인 먼지 때문에 환기가 제대로 안돼 냄새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답답해 하는 게 공조와 연관이 있습니다.

 공조를 쉽게 표현하면 건물에 마스크를 씌우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이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걸러내듯, 건물도 공조기를 통해 외부공기와 내부공기를 교환시킵니다. 만약 공조시설이 없다면 외부공기와 내부공기를 교환시키는 환기시스템, 냉난방을 담당하는 시스템 에어컨, 내부 미세먼지를 잡는 공기청정기, 그밖에도 제/가습기를 각각 준비하여야 합니다.

 시스템 에어컨은 공조가 아니다

 우선 공조는 냉난방, 기류(급기·배기·외기·환기), 청정, 가습/제습 등을 의미합니다.

 외기는 밖에서 실내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고, 배기는 실내에서 밖으로 공기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그밖에 필터를 거친 공기를 실내로 전달하는 급기와 환기가 있습니다.

 일부 병원은 배기시설만 돼 있습니다. 배기만 있으면 공기가 빠져 나간 만큼 밖에서 실내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공기는 균압을 맞추기 위해 화장실, 문틈사이로 정화되지 않은 채 들어오게 됩니다. 얼마나 미세먼지가 많을까요.

 또 에너지 낭비도 매우 심합니다. 고깃집에 배기만 설치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둘째, 흔히 알고 있는 시스템에어컨은 공조기가 아닙니다. 냉난방만 하는 장치입니다.

 병원에 공조 시설이 돼 있냐고 물으면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돼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병원은 냉난방만 돼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런 병원에서는 냉난방시 일정 부문 창문을 열어둬야 합니다. 약·소독 냄새 때문에 공기 질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병원에 오래 계시면 더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여름·겨울에 입원하면 몸에 더 안 좋은 게 당연한 것입니다.

 셋째 공조 시설이 돼 있다 하더라도 필터·덕트배관 청소가 전혀 이뤄지지 않습니다.

 또 어떤 대형병원은 필터에 먼지가 잔뜩 끼여 공조가 안 되니까 필터 자체를 빼 버린 곳도 있습니다. 또 다른 병원은 에너지를 아끼려고 급기와 배기를 시키지 않고 실내공기만 필터링해 공기를 순환시키고 있습니다. 20~30년 된 덕트시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쌓여 있을까요.

 에너지를 아끼려고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외부에서 산소를 가지고 오지 않고, 내부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가 가득한 공기를 순환시키니 얼마나 몸에 해롭겠습니까?

 집안에 먼지가 끼면 청소하는 것이 당연한데, 하물며 병균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병원에 세균 덩어리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더욱이 공조가 안 된 상태에서 냉난방 하니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 덩어리가 날아 다니겠습니까?

 병원서 세균 덩어리가 날아다닌다면

 넷째, 병원에 계신 의사 결정권자들이 공조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병원장들을 만나보면 ‘우리 병원은 헤파필터도 설치했다’ 하면서 그것이 공조의 전부이듯 말합니다. 음압병동은 실내 공기 압력을 바깥보다 낮게 하여 공기가 밖으로 못나가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니까요.

 그런데 그것 하나로 마치 전체 병원이 공조가 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교과목에 공조를 넣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사항입니다.

 특히 환자를 책임지는 병원에서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니 아이러니하게 기침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그 이유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에 있는 걸 다 압니다. 마찬가지로 사무실·공장 등에 완벽한 공조시설이 되어 있다면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요즈음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냉방을 하기 전 반드시 관련 시스템을 점검해야 합니다. 그중 가장 기본이 공조기 내부 청소입니다. 관리자들의 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류 평(KT 전남북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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